'트럼프 충성파' 장관 인준 제동…'상처난 곰들' 반란에 장악력 균열

입력 2026-07-31 05:21
'트럼프 충성파' 장관 인준 제동…'상처난 곰들' 반란에 장악력 균열

트럼프 저지에 중간선거 출마 막힌 상원의원 2명 주도

트럼프는 세무조사 면제 합의 축소 우려…후보 지명 일시 철회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훼방에 중간선거 출마가 가로막힌 연방 상원의원들이 핵심 부처 장관 후보 인준에 제동을 걸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충성파' 최측근인 법무장관 후보자 인준을 가로막은 것이다. 세무조사 면제가 맞물린 문제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 일시 철회를 시사하면서 여당 장악력에 균열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화당 존 코닌·톰 틸리스 연방 상원의원을 겨냥, "정치 경력이 끝난 두 사람이 인준을 거부한다"고 비난하면서도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을 일시 철회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닌 의원과 틸리스 의원의 반대로 블랜치 후보 인준안이 상원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단 후퇴했다가 내년 초 상원이 다시 구성되면 인준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4선인 코닌 의원과 재선인 틸리스 의원은 내년 초 임기가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서 11월 중간선거 출마가 막힌 것이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과 척을 져 의회를 떠나게 된 공화당 의원들은 '상처 입은 곰 의원단'으로 불린다. 잃을 것이 없어 오히려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에서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의미로 '욜로(YOLO) 의원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연방 상원 법사위는 공화 12명, 민주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코닌 의원과 틸리스 의원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블랜치 후보 인준안의 본회의 상정이 불가능하다.





이들이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블랜치 후보가 법무장관 대행을 지내면서 주도한 트럼프 대통령과 국세청(IRS)의 합의를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IRS의 정보유출을 문제 삼아 제기한 소송을 종결하면서 약 18억 달러(2조5천500억원)의 사법피해자기금을 조성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세무조사를 면제하는 것이 합의의 골자다.

사법피해자기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추진이 무산됐는데 코닌 의원은 서면 보장을 원하고 있다.

이들이 더 문제 삼는 건 세무조사 면제 조항이다. 모호하게 표현된 면제 대상과 범위를 확실하게 제한해둬야 트럼프 대통령의 확대 해석 시도를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도 세무조사 면제 합의를 제한하거나 폐기해 거액의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블랜치 후보의 지명을 잠시 철회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명 철회가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에 구멍이 뚫린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블랜치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측근 중의 측근이다. 법무부 차관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했다가 장관이 경질돼 장관 직무대행이 됐다.

장관 직무대행은 연장이 가능해 인준 보류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법무부를 계속 이끌 수는 있다.

'상처 입은 곰들'의 보복은 사실 예견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점찍은 후보들에게 중간선거 본선 티켓을 내주게 된 연방 의원들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 추진에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공화당 빌 캐시디 상원의원이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본회의 상정을 성사시킨 것이 가까운 예다. 캐시디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에 밀려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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