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서 수백명 한꺼번에 스페인 세우타 진입…국경 대혼란
며칠 새 1천500명 월경, 대부분 바다로 헤엄쳐…사망자도 발생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 이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EFE,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정오께부터 몇 시간에 걸쳐 수천 명이 세우타와 국경을 접한 모로코 해변 마을로 몰려들었다.
청년뿐 아니라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고령층까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상당수가 걸어서 접경지로 진입했지만,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온 사람도 있었다.
국경 검문소에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모로코 경찰이 도로를 차단했지만, 상당수가 인근 언덕이나 바다로 향해 국경 역할을 하는 철책을 넘으려 시도했다.
모로코 경찰이 이를 저지하려 했으나 대규모 군중에 밀려 통제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8만5천명의 세우타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 영토다. 2021년 5월에도 모로코와 스페인 간 외교 갈등이 빚어진 사이 약 1만명이 세우타로 진입하는 대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DPA 통신은 세우타 지방 당국을 인용해 지난 며칠간 국경을 넘어 세우타로 진입한 이주민이 1천500명을 넘으며, 대다수가 모로코에서 헤엄을 쳐서 세우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스페인 경찰은 29일 세우타로 넘어가려던 이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수습했다.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자치도시 수반은 지난 12개월간 이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약 60구가 수습됐다고 말했다.
EFE 통신은 이날도 현장에서 철조망에 다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헤수스 비바스 수반은 중앙정부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로코와 접경지에 군을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한 인도주의적, 사회적 긴급 상황에 있다"며 더는 이주민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은 배제했다. 또한 모로코 정부와 세우타에 넘어온 이들을 가능한 한 빨리 되돌려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중앙정부는)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으며 모로코 및 국제 관계 당국과 협력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정상화를 위한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권은 산체스 정부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알베르토 누네스 페이호 국민당(PP) 대표는 엑스에 "우리가 국가 안보 위기를 직면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적었고, 극우 복스당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도 산체스 총리를 비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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