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처럼 소송 나설까…KT, 539억 과징금에 고심
최악은 피했지만 의결서 검토 후 대응 방향 결정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KT[030200]가 해킹 사태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539억7천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가운데 향후 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KT는 처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의결서를 검토한 뒤 행정소송 여부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 개인정보위 539억원 과징금…KT "깊이 사과"
30일 개인정보위는 KT에 539억7천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개인정보 보호 체계 개선과 보안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KT는 "처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KT에 부과될 과징금 규모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최대 3% 이내에서 부과할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약 2천억원 규모까지 가능했다.
특히 KT가 펨토셀 관리 체계를 허술하게 운영했고, 침해 사실을 인지한 이후 신고와 조사 과정에서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점, 실제 금전 피해까지 발생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의 처분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반면 피해액과 피해자 수가 많지 않았던 점, 사후 구제 노력과 대규모 보안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할 경우 낮은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539억7천9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KT 산정 매출액(6조6천689억원)의 약 0.81% 수준이다.
사고 은폐나 방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추가 가중하는 방안이 개인정보위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시행 전인 만큼 이번 처분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KT 내부에서는 과징금 규모가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KT 본사의 연간 평균 영업이익은 약 8천억원 규모로, 분기 기준으로는 약 2천억원 수준이다.
이번 과징금은 분기 영업이익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회계상 반영될 경우 단기적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관련 출혈을 예상해온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KT는 과징금의 구체적인 비용 인식 시기와 회계 처리 항목은 외부감사인 등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KT "의결서 검토"…법적 대응 여부에 관심
관심은 KT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지 여부다.
KT는 "의결서를 수령하는 대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관련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소송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KT 역시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서 SK텔레콤[017670]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쿠팡 역시 과징금 처분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이 과징금 처분에 불복하는 이유는 단순히 제재 금액을 낮추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거액의 과징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향후 경영진의 배임 논란 등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액의 과징금 부과뿐 아니라 재발 방지 명령과 형사 고발 가능성까지 포함된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무거운 처분"이라며 "KT가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 제재 수위의 적정성을 다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inz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