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강진발 반도체·자동차 공급망 불안 장기화 가능성

입력 2026-07-30 10:57
구마모토 강진발 반도체·자동차 공급망 불안 장기화 가능성

TSMC "1공장 생산 재개에 시일 걸려"…정상화에 최소 수개월 전망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지난 28일 일어난 구마모토 강진으로 이 지역에 밀집한 반도체·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촉발된 공급망 불안이 적어도 수개월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는 전날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있는 1공장의 생산 재개에 다소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공장은 28일 강진 발생 직후 직원들을 야외로 대피시켰다가 건물 구조 안전성을 확인한 뒤 복귀시키고 강진 영향에 대해 정밀 조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TSMC는 1공장의 안정성이 확인됐고 용수와 전력 공급에도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지진 흔들림이 강했던 만큼 제조 장비 재확인과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TSMC는 여진 우려에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2공장 건설 공사는 29일 재개했다.

이미지 센서 등을 생산하는 소니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은 TSMC 구마모토 공장 인근에 조성한 핵심 생산 거점 '구마모토 테크놀로지 센터'의 가동을 강진 직후부터 멈추고 지진 피해 여부를 파악 중이다.

2016년 구마모토 강진 당시 이 회사가 공정을 전면 재개하는 데에만 3개월이 걸렸다.

소니 구마모토 테크놀로지 센터는 원래 24시간 쉴 새 없이 생산 라인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강진 이후 멈춘 작업을 언제 재개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제조업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가와시리 공장을 점검 중이다.

이 회사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로 생산을 멈추자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에 글로벌 완성체 업계가 감산에 나선 전례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TSMC 등 구마모토 지역 반도체 업체들이 조기에 생산 공정 복구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출하 재개 및 생산 정상화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백 개의 공정을 거쳐 미세한 회로가 형성되는 반도체 제조 작업의 특성상 전량 검사 등에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며, 완성품에서 아주 작은 하자라도 발견되면 폐기되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이 지역 반도체 제조업계가 자체 공정에서 입은 피해에 더해 물류·수송 인프라에 닥친 지진 피해로도 공급망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이번 강진에서 큰 피해를 본 야쓰시로시에 있는 야쓰시로 항에서 지진 뒤 지반 액상화, 함몰 등이 관측되며 항구 업무 정상화에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항구는 규슈섬 남부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고압가스나 반도체 소재용 화학용품 등 위험 물질을 취급할 수 있는 항구로 알려져 항구 정상화 시점에도 반도체 업계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 자동차가 구마모토현 인근 후쿠오카현에 있는 3개 공장의 가동을 31일 심야까지 정지하는 등 구마모토 강진은 자동차 업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계열 부품사인 아이신 규슈도 조업을 일시 중단했는데, 이 회사가 2016년 구마모토 강진으로 조업을 멈추자 도요타의 일본 내 완성차 생산 라인 90%가 멈춰서기도 했다.

아이신 측은 이번 구마모토 강진이 이전 지진들보다 공정에 미친 영향이 컸다며 생산 정상화 일정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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