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 산불 확산세 '주춤'…폭염 앞두고 진화 속도전(종합)

입력 2026-07-28 03:21
프랑스·스페인 산불 확산세 '주춤'…폭염 앞두고 진화 속도전(종합)

프랑스 남서부 간밤 일시적 비…산불 통제까진 멀어

28일부터 기온 올라 재확산 우려…농민·유럽 각국 지원

스페인 마드리드 서부도 확산 둔화…이재민 일부 귀가



(파리·런던=연합뉴스) 송진원 김지연 특파원 = 6일째 맹렬히 번진 프랑스 남서부 권역의 산불이 27일(현지시간) 확산세를 일시 멈췄으나 28일부터 다시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보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26일에서 27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산불 피해가 큰 남서부 지롱드 데파르트망(광역 자치권)에 1시간가량 비가 내려 산불이 추가로 확산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이 지역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며 현재까지 4만2천㏊(헥타르)를 태웠다. 산불이 확산함에 따라 지방 당국은 예방 차원에서 22만명의 주민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산불은 전날 지롱드의 지역 수도이자 와인 산지로 유명한 보르도에서 15㎞ 떨어진 지점까지 확산해 위기를 키웠다.

지롱드 지방 당국은 그러나 이날 아침 보도자료에서 "밤사이 대체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다"며 소방관들이 "총력을 다해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랑 누네즈 내무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롱드 산불이 안정화했으나 진압된 건 아니라며 "하룻밤 사이 확산한 건 아니지만 여전히 불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누네즈 장관은 아울러 올해 들어 프랑스 전역에서만 11만6천85㏊가 산불로 소실됐다며 프랑스가 "전례 없는, 완전히 예외적인 시즌"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28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다시 찾아올 거란 기상 예보에 산불 진화 작업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한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29일 정점에 달할 예정이며 산불 진화 작업이 한창인 이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염이 닥치기 전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역 주민들도 발 벗고 나섰다.

농민들은 트럭에 물탱크를 싣고 와 소방관들의 일손을 돕거나 불길의 확산을 막기 위해 나무를 베고 덤불을 제거해 방화선을 만들었다.

지역 기업들 역시 진화 작업에 필요한 물 공급을 위해 트럭과 물탱크를 지원했다.

유럽 차원의 지원도 추가로 이어지고 있다.

하자 라비브 유럽연합(EU) 위기 담당 집행위원은 AFP 통신에 "현재 현장에 9대의 항공기가 배치돼 있으며, 내일(28일)부터 헬기 2대를 추가로 투입해 총 11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군 역시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선 프랑스군을 지원하기 위해 A400M 수송기를 이용해 수송 헬기 2대와 소방 장비, 기타 소방 물자를 프랑스에 지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독일 지원군은 일단 5일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루마니아에서는 소방관 40명이 프랑스 남부 바르 지역의 화재 진압에 동참했다.

이날 오전 부처별 위기 대책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오후 늦게 보르도 대책본부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과 군 장병, 자원봉사자 등에게 사의를 표했다. 화재 진압 중 사망한 두 명의 소방관에게는 애도를 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 몇 주간은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 산불과의 싸움을 우리가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또 "기후 변화로 인한 구조적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모습의 숲을 다시 심고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역시 올해 들어 산불로 탄 면적만 15만3천㏊로, 작년 동기의 6배에 달한다. 수도 마드리드와 톨레도, 아빌라 지역에서 총 7만7천㏊가 탄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에서도 아빌라 산불은 바르셀로나 면적의 5배인 5만㏊를 태워 스페인 역사상 최대 면적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이들 지역의 산불도 완전히 통제된 것은 아니지만 진화에 일부 진전을 보인다.

마드리드 자치정부는 "마드리드 지역 서부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했고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며 "그러나 여전히 산불이 계속되므로 주민들은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일부 마을에서는 귀가가 허용돼 대피했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BBC 방송과 AFP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스페인 역시 이번 주 폭염을 앞두고 있어 속도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페르난도 그란데 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 장관은 "오늘과 내일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날들"이라며 "수요일(29일)부터는 기상 조건이 진화에 불리할 것으로 예보됐다"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동떨어진 개별 사건들의 연속이 아니라 기후 비상사태가 가장 고통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산불은 더 거세지고 폭염이 더 빈번하며 우리 땅이 더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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