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농담일까…트럼프 툭하면 '3선' 언급에 '2028' 모자까지
작년 3월엔 "농담 아니다"…전쟁으로 임기 늘어난 젤렌스키에 "그거 좋네"
美헌법은 3선 금지…강성 지지층에선 '부통령 당선돼 대통령 승계' 거론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밤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만찬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갑자기 '트럼프 2028'이라고 큼직하게 새겨진 붉은색 모자를 꺼냈다.
비판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실명으로 한참 비난한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여러분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른다. 내가 없어지면 다 파산해버릴 것"이라고 했다.
시청률이 나오고 독자 수가 유지되는 것이 본인의 활약 덕분인데 비판 기사를 쓴다는 힐난이다.
그러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내가 언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고 여러분의 시청률을 유지해주기 위해, 이건 특종이 될 수 있는데, 네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세 번 이겼다"면서 이번에도 승리하겠다고 했다. 승리를 거둔 2016년과 2024년 대선 말고 2020년 대선도 부정선거 탓에 조 바이든에게 패배한 것이라는 얘기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출마 선언'을 농담이라고 소개했으나 단순히 농담이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재집권한 이후 '3선'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가 발을 빼거나 언론의 질문에 모호하게 답을 하는 방식으로 여지를 남겨두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미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달 뒤인 작년 2월 20일 연설 중 "내가 다시 출마해야 하나. 어떻게 보느냐"고 했다가 참석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이날 상황이 뉴스거리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한 달여 뒤인 3월 30일에는 NBC방송과 인터뷰를 하다 3선 언급이 농담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아니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정색했다.
3선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들이 있다는 식의 언급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취재진 문답에서는 임기가 많이 남았으니 3선 얘기는 하지 않고 싶다고 했다.
작년 8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는 "3년 반 후에 (미 대선 시점에) 우리가 누군가와 전쟁을 하고 있으면 (미국에) 선거가 없겠다. 그거 좋네"라는 말도 했다.
전시 상황에서 임기를 마친 후에도 계속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젤렌스키의 사례를 눈여겨본 셈이다.
이런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3선을 공개적으로 입에 올린 것만 줄잡아 10여차례에 이른다. 농담이라며 금방 무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사뭇 진지해 보이는 언급도 여러 차례였다.
미국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대통령에 두 차례 넘게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4년인 미국에서 8년 넘게 백악관 주인이 된 사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유일하다. 그는 1933년 대선에 승리한 뒤 1945년 사망할 때까지 네 차례 대선 승리를 거머쥐고 백악관을 지켰으며 1951년 미국 수정헌법 22조가 마련됐다.
현행 헌법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3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연방 상·하원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해서 헌법 개정도 난망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해 대통령을 승계하는 식의 우회로를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씩 3선을 환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은 2021년 1월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저지하려 의회에 난입하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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