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교육부장관 사임…Z세대 바퀴벌레당 "우리가 해냈다"

입력 2026-07-25 21:32
인도 교육부장관 사임…Z세대 바퀴벌레당 "우리가 해냈다"

한달여 시위 끝에 의대입시 문제 유출사태 책임지고 물러나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인도에서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태에 항의해 시위를 벌여온 Z세대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육부 장관이 물러났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시위대의 핵심 요구 사항을 수용, 양보하면서 지난 두 달 가까이 증폭돼온 시위 사태가 최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모디 총리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프라단 장관은 "잔타르 만타르(CJP 시위 장소)와 전국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고려해 반국가 세력이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썼다.

그는 "나는 우리 젊은이들의 열망, 꿈, 기대를 깊이 존중한다"면서 "지난 10일간의 사태를 보고 마음이 심하게 아팠다. 이는 내 개인적인 명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 유출 사태에 대해 "나는 첫날부터 이에 대한 책임을 졌으며 상황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면서 "훌륭한 학생 누구도 장래가 '시험 마피아' 때문에 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나의 결심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라단 장관은 지난 12년 동안 모디 내각에서 석유·천연가스부, 철강부 등 여러 부처 장관직을 지내고 BJP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기도 한 정권 핵심 인사다.

그런 그의 사임은 지난달 초부터 문제 유출 사태의 책임을 지고 퇴진을 요구해온 CJP의 큰 승리이며,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가 지난 수년간 직면한 정부 비판 시위·여론에 대해 처음 양보한 사례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뉴델리 도심의 잔타르 만타르에 집결해 집회를 벌여온 CJP 시위대 수천 명은 그의 사임 소식에 "자이 힌드"(인도 만세) 구호를 외치고 사탕을 주변에 나눠주면서 기뻐했다.

CJP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30)는 시위대의 환호성 속에 "우리가 해냈다"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5월 220만여명이 응시한 전국 의대 입학 자격시험(NEET)에서 문제 유출·부실 운영 문제가 불거진 뒤 재시험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수험생 1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같은 달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을 풍자하면서 창설된 CJP는 교육부 장관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초순부터 시위를 벌여왔다.

급기야 지난 20일 수천 명이 뉴델리 의회로 행진을 시도했다가 최루탄과 곤봉을 동원한 경찰과 충돌, 시위 사태가 한층 격해졌다.

또 동부 서벵골주, 남부 텔랑가나주·카르나타카주·타밀나두주 등지에서도 학생, 야당 지지자 등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이에 정부는 20일과 24일 두 차례 CJP 지도자들과 만나 협상을 벌인 끝에 숨진 수험생 유족에 대한 보상과 시위대에 대한 사법처리 중단에 합의했지만, 프라단 장관 퇴진 요구를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물러나면서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사라지게 돼 CJP 시위 사태가 지속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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