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반등 시도하다 또 출렁…코스피 변동성 이어지나
알파벳 'AI 설비투자 확대' 재확인…메타·MS·아마존도 이어갈듯
美연준 금리결정·SK하이닉스·삼성전자 실적발표 등도 주목
외국인, 2주 연속 코스피 순매수…중동발 국제유가 급등은 변수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 일제히 하락…필라델피아 반도체 4.25%↓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주 한국 증시는 5거래일 내내 양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주중 6,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미국 알파벳 2분기 실적발표에서 설비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한 이후로는 흔들림 속에서도 반등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29.98포인트(1.91%) 내린 6,690.62로 한 주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수는 중동 긴장 재고조와 반도체주 약세 흐름 속에 주초부터 4% 넘게 급락하며 출발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는 외국인 중심의 반발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 '7천피'를 회복했다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에는 재차 6% 가까이 밀리며 장을 마쳤다.
22일에는 코스피가 장중 6.20% 급등한 7,166.00까지 치솟았다가 장 막판 오름폭을 0.74%까지 급격히 줄이는 이례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선 한 주간 7차례나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발동, 프로그램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분위기가 반전된 계기는 한국시간 23일 새벽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2분기 실적발표에서 설비투자(CapEx) 확대 방침을 밝힌 것이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 콜에서 "2026회계연도 전체 자본 지출 규모를 기존 1천800억∼1천900억 달러에서 1천950억∼2천50억 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지출 규모를 늘렸고, 내년에도 자본 지출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축소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크게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반등을 시도하다 새로운 암초에 부딪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시사한 가운데 홍해를 지나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두 척이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받으면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두 달 만에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에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한풀 잦아드는 듯하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재부각됐고, 이에 코스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5.72% 급락하며 최근 수일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20∼24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조3천317억원과 4천599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이 홀로 2조7천99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9천991억원), 삼성전자(8천555억원), 삼성전자우[005935](1천318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947억원), SK이터닉스[475150](79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텔레콤[017670](2천756억원), 삼성전기[009150](1천641억원), 한미반도체[042700](1천525억원), OCI홀딩스[010060](815억원), SK(782억원) 등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주보다 9.74% 하락한 78.65로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5% 올랐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64% 하락했다.
중국의 외교적 개입 속에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소식에 유가가 하락하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가 부각됐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대(對)이란 공격 확대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 전쟁 출구전략을 묻는 기자들에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있다"며 "나는 언제나 그 대안(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뉴욕증시는 주말을 앞둔 경계심리에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방문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기술기업들과 '매우 큰 규모'의 주요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도 8.81% 급락했다.
마이크론(-6.99%), 샌디스크(-10.79%), 웨스턴디지털(-6.90%), 시게이트(-6.75%) 등 여타 주요 반도체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이날 반도체 약세는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주간 옵션 만기에 따른 단기 수급 영향,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버지니아주 전력 이탈 사태에 따른 전력 인프라 규제 강화 및 AI 서버, 반도체 인도 지연 우려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등 AI 핵심 종목에서 콜옵션 우위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AI 사이클 자체에 대한 부정적 전망보다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헤지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지표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6.27%, MSCI 신흥 지수 ETF는 1.97%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25%, 러셀2000 지수는 0.35% 내렸으며, 다우운송지수는 0.45%의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2.77% 하락했다.
이번 주 국내 주식시장은 국제유가 흐름과 미국 빅테크 실적발표를 주시하며 방향성을 가늠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한국시간으로 30일 실적을 발표하며, 3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31일에는 아마존 실적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 증설에도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여타 하이퍼스케일러 실적발표도 AI발 반도체 부족이 부각되는 방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 중이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쇼티지 및 설비투자 확대 기조 등이 재확인되면서 코스피도 상승동력을 다시 키울 수 있을 전망"이라면서 "SK하이닉스(29일)와 삼성전자(30일) 실적 발표에서 업황 및 가이던스, 주주환원 등에 대한 구체적 코멘트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28~29일 진행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주목할 이벤트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제유가와 시중금리 상방 압력이 확대된 점은 경계가 필요하나, 유가 추가상승은 오히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는 만큼 결국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7일(월) = 미국 6월 내구재 신규수주, 중국 창신메모리 상장
▲ 28일(화) = 한국 7월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5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 미국 7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
▲ 29일(수) = SK하이닉스[000660] 2분기 실적 발표
▲ 30일(목) = 미국 7월 연준 기준금리 결정,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미국 6월 근원 PCE 물가지수,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유럽 2분기 유로존 GDP, 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 31일(금) = 한국 6월 산업생산, 미국 2분기 ECI(고용비용지수), 중국 7월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럽 7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 일본 7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7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