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되나 했는데…" 트럼프 새 관세, 美경제도 위협
NYT "전쟁 격화 따른 유가 급등 속 새 관세부과…인플레 상승압력"
"선거 앞두고 美소비자에도 부담…휘발유·난방비 급등 우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연방대법원 제동에도 불구하고 새 관세 정책을 강행하면서 그동안 회복력을 유지해왔던 미국 경제를 다시금 위협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란과의 전쟁 재개로 국제 유가와 휘발윳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이 신문은 관세 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추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조치 역시 일부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늘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주요 무역 상대국에 10∼12.5%의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입한 '10% 글로벌 관세'의 시한 만료가 다가오자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를 새로 부과한 것이다.
NYT가 전쟁 및 관세를 미국 경제를 다시금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한 것은 3%대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최대 위험 요인인 것은 물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월 말 이후 시작된 미·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고유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올해 2%대 초반의 준수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실업률 또한 4%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4% 초반의 실업률은 미국의 고용 상황이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황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7월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만7천건으로, 1969년 이후 5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NYT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미국인들의 가계 재정을 갉아먹는 골칫거리"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5%로 5월의 4.2%에서 크게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2%)보다 높은 3%대 중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지난달 미·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게 물가 상승 압력을 약화하는 데 기여한 것이었다.
NYT는 미·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로 최근 다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번 혼란은 사실상 몇 주간 이어져 온 점진적 개선 흐름을 끊어놓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그 여파는 특히 저소득층 미국인들에게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은 월 소득 중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에너지지원책임자협회(NEADA)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난방유를 사용하는 미국 가정의 평균 난방비가 올겨울 1천7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겨울의 1천100달러에서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휘발윳값은 이미 다시 크게 오른 상태다.
전미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달 초 갤런당 3.7달러대까지 낮아졌다가 지난 20일 다시 4달러(1리터당 약 1천570원)를 돌파했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새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잇따른 새 관세 발표는 트럼프 집권 2기 초반의 어수선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에도 수시로 바뀌는 관세율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기업들에 어려움을 안겼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예일대 예산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관세 정책 전체가 시행될 경우 가구당 연간 추가되는 평균 비용이 기존 550달러에서 1천100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이번 관세 변화가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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