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법원, 라마포사 대통령 탄핵 절차 잠정 중단 결정
거액 미화 도난 사실 은폐 의혹…법원 "조사 보고서 적법성 심리부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원이 이른바 '농장 돈다발 게이트'와 관련해 진행 중이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절차를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24일(현지시간) SABC, eNC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웨스턴케이프주 고등법원은 이날 의회 탄핵위원회의 활동을 잠정 중단해 달라는 라마포사 대통령의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의혹을 조사한 의회 보고서의 적법성을 다투는 재판이 결론 날 때까지 탄핵위 절차 진행을 중단하도록 명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2020년 2월 거액의 미화 현금다발을 림포포주에 있는 자신의 농장 '팔라팔라'의 소파 내장재에 보관했다가 도난당했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감추려 했다는 논란이 번지면서 비위 의혹에 휘말렸다. 현지 언론은 농장 이름을 따 '팔라팔라 게이트', '농장 게이트' 등으로 지칭했다.
애초 도난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가 2022년 6월 아서 프레이저 전 국가안보국(SSA) 국장이 라마포사 대통령의 도난 금액이 400만 달러(약 60억원)에 이른다고 고발해 논란이 확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도난당한 현금은 농장에서 키운 버펄로를 판매해 번 수익으로 400만 달러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도난 사실을 대통령 경호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전직 대법원장이 이끈 의회 독립 조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조사한 뒤 2022년 11월 보고서에서 버펄로 판매대금 58만 달러(약 8억5천만원)를 도난당했다는 라마포사 대통령 측 주장과 함께 "도난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않은 것은 이를 비밀에 부치려고 한 고의적 결정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이 또 다른 소득을 취득해 헌법과 대통령 취임 선서를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야당은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그해 말 라마포사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도했으나 당시 단독 과반의석을 차지한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탄핵 절차 개시를 부결시켰다.
하지만 올해 5월 헌법재판소가 2022년 의회의 탄핵 절차 개시 부결은 위헌이며, 의회가 탄핵위를 구성해 조사위 보고서에 대해 더 살펴봐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의회는 곧바로 16개 정당 의원 31명으로 탄핵위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애초 2022년 보고서 자체가 위법·부당하게 작성됐다며 소송을 내고 의회의 탄핵 절차 진행을 중단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웨스턴케이프 고등법원은 9월초 보고서의 적법성을 따지는 소송을 심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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