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띄운 한미 조선협력센터…성과 의지 다지며 첫발 뗐다

입력 2026-07-24 03:45
'마스가' 띄운 한미 조선협력센터…성과 의지 다지며 첫발 뗐다

김정관 "美 조선업 비전에 韓 가장 강력한 파트너…행동·결과 믿어"

러트닉 "말만 하는 건 소용없어…미국서 모든 종류의 군함과 상선 건조해야"

행사장에 등장한 '마스가 모자'…강경화·스틸 대사 첫 공개석상 한자리에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본격화하기 위한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 정부와 의회,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한미가 3천500억 달러(약 522조원) 규모 대미 투자 중 1천500억 달러(약 224조원)를 조선업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센터는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와 기술 교류, 인력 양성 등 협력 프로젝트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국의 조선 협력 구상을 실질적인 투자와 사업으로 연결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될 센터가 첫발을 떼면서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성과 도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센터 개소가 "미국 조선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한국의 확고한 의지를 상징한다"며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양 행동계획을 강력히 지지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가는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한국은 이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미국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우리는 군함을 건조할 것이고,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건조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으로 바로 이곳 미국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자신이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행동을 믿고 속도를 믿으며, 결과를 믿는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것을 믿는다"며 구체적인 조선 협력 성과물을 내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밝혔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러트닉 장관은 실질적인 성과가 중요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한층 분명히 했다.

한국 측에 구체적인 투자와 생산 성과를 내놓을 것을 주문한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이 센터를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회의를 개최하는지, 얼마나 많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지, 얼마나 많은 칵테일파티를 주최했는지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여러분이 투자한 자본, 현대화한 시설, 훈련시킨 근로자, 구축한 공급망, 궁극적으로는 한미가 협력해 함께 생산해 낸 미국 내 선박 수라는 단순한 수치로 이 센터를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말만 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Talking is not a thing)"라면서 "우리는 미국 내에서 모든 종류의 군함과 상선을 건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측에 구체적인 투자와 생산 성과를 내놓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센터가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 성격도 없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러트닉 장관은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규제 장애물을 없앨 의지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센터를 이끌게 된 이종건 센터장은 "센터는 잠재적 조선 관련 투자 기회를 촉진하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는 인력 양성과 미국 조선소 컨설팅, 공동 연구개발(R&D)이라는 3가지 우선 과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은 "한화오션은 미국의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 진심을 갖고 있다"며 "오랜 계획을 가지고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한단계씩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마스가 프로젝트를 가속하기 위한 협력 MOU 15건도 체결됐다.

행사에는 윌리엄 키밋 미 상무부 차관과 훙 카우 미 해군부 장관 대행, 앤서니 피셔 미 해사청(MARAD) 비서실장 등 미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한미 조선업계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토드 영(공화·인디애나)·마크 켈리(민주·애리조나) 상원의원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한미의원연맹 소속 신정훈·차지호(이상 더불어민주당), 배준영·조정훈(이상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행사장에 등장한 '마스가 모자'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하겠다는 의미의 '마스가'는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조선 분야 협력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떠 만든 슬로건이다.



이 과정에서 마스가 모자가 제작돼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선보여졌으며, 이날 행사장의 참석자 테이블 위에도 이 모자가 놓이게 됐다.

행사에 참석한 강경화 주미대사는 "이 센터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우리의 약속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 뒤 '마스가 모자'를 가리키며 "여러분 모두 모자를 쓰실 테니 자연스레 마스가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는 센터 개소에 대해 "양국 동맹이 새롭고 지극히 중요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산업 전략을 조율할 때 양국 파트너십이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스틸 대사가 상원 인준을 받은 뒤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미 양국이 상대국에 여성 대사를 동시에 둔 것 역시 처음이라는 점에서 두 대사가 공개석상에 나란히 있는 모습도 주목받았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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