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커스] "가정 형편이 부모 흡연·음주보다 아이 건강에 더 큰 영향"

입력 2026-07-24 05:00
[건강포커스] "가정 형편이 부모 흡연·음주보다 아이 건강에 더 큰 영향"

英·노르웨이 23만명 분석…"사회경제적 불평등 줄이는 정책이 더 효과적"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자녀의 건강을 위해 부모가 임신 중 흡연이나 음주,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정의 사회경제적 환경이 자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 젬마 샤프 박사팀은 24일 의학 저널 PLOS 메디신(PLOS Medicine)에서 영국과 노르웨이의 부모·자녀 23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부모의 흡연·음주·카페인 섭취보다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SEP)가 자녀 건강과 더 강하고 일관된 연관성을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영국과 노르웨이 가족 관찰 연구에서 드러난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자녀 건강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부모의 개인행동보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때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건강과 질병의 발달기원설(DOHaD)은 태아기와 영유아기의 환경이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으로, 그동안 이 분야 연구는 임신 전후 어머니의 환경, 특히 어머니의 건강행동이 자궁 속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어머니의 건강행동은 사회경제적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아버지의 건강행동이나 출생 후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 요인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영국과 노르웨이에서 1991~2008년 출생한 부모와 자녀를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4건의 자료를 통합, 최대 23만2천139명을 분석했다.

부모의 임신 중 흡연·음주·카페인 섭취와 교육 수준 및 직업을 반영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출생부터 11세까지 측정한 자녀의 건강지표 72개와 비교했다. 건강지표에는 출생 시 신체 크기, 체질량지수(BMI), 정신건강, 행동 문제, 사회적 의사소통, 혈압, 알레르기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부모의 건강행동이 자녀 건강에 광범위하거나 큰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어머니의 행동이 아버지보다 일관되게 자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전체 분석 결과 가운데 자녀 건강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확인된 비율은 부모 흡연이 6%, 음주 3%, 카페인 섭취 0.4%였다.

하지만 가정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자녀 건강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난 비율이 15%로 흡연·음주·카페인 섭취보다 훨씬 높았다.

샤프 박사는 "사회경제적 취약성은 부모 어느 쪽의 흡연·음주·카페인 섭취보다 자녀의 좋지 않은 건강 결과와 더 일관되게 관련돼 있었다"며 "이는 아이가 성장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이 임신 중 부모의 특정 행동보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흡연·음주·카페인 섭취가 자녀 건강과 매우 비슷한 연관성을 보였다"며 "이는 임신 중 행동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환경과 사회적 여건도 자녀 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LOS Medicine, Gemma C. Sharp et al., 'Exploring parental prenatal influences on child health: A multicohort study and data visualisation tool', https://plos.io/3R6viZL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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