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 '선거 없다' 선언에 유엔도 비판…"법치주의 퇴행"

입력 2026-07-23 04:19
오르테가 '선거 없다' 선언에 유엔도 비판…"법치주의 퇴행"

행정·의회·지자체까지 장악해 권력 독점…"시스템적 억압"

선거 배제하며 사실상 종신 독재 체제 구축 시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니카라과에서 향후 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발언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각종 제재를 부과하며 오르테가 정부를 압박하던 미국에 이어 유엔도 '법치주의 퇴행'이라며 오르테가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최근 상황은 니카라과의 기본적 자유에 대한 침해와 시민 사회 공간의 해체, 법치주의의 지속적인 퇴행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니카라과의 권력이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가 이끄는 '공동 대통령제'로 집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19일 산디니스타 민중혁명 47주년 기념식에서 야당 인사들이 선거에서 "음모를 꾸미고 정당을 조직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니카라과에서 더는 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을 이끌고 소모사 일가의 42년 독재를 끝내는 데 앞장선 오르테가는 1985년부터 1990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뒤, 16년 만인 2006년 재집권해 지금까지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개헌을 통해서는 부인 무리요를 공식 공동 대통령으로 지정하며 권력 승계 구도까지 구축했다. 여기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마저 없애겠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종신 독재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다.

튀르크 대표는 이 같은 오르테가의 행보에 대해 "당국이 시민적 공간을 다시 열고 법치주의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가의 국제 인권 의무에 따라 모든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투표하고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르테가의 친위 세력 격인 집권 여당이 의회와 모든 지자체, 자치주 의회를 완전히 독점한 구조적 문제도 짚었다. 그는 "시민 사회 공간은 사실상 폐쇄됐고, 독립적인 사상이나 의견 표명은 시스템적으로 억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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