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외교 "정치외교 채널 역할 발휘…다음단계 고위급교류 준비"

입력 2026-07-23 00:20
美中외교 "정치외교 채널 역할 발휘…다음단계 고위급교류 준비"

마닐라서 루비오·왕이 회동…미중 관계·대만 문제·중일 갈등 등 논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중 외교장관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과 미중 관계, 대만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마닐라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두 사람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마닐라에 방문했다.

중국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이번 회담이 실무적·긍정적·건설적이었다고 인식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 합의를 함께 이행하고, 정치·외교 채널의 역할을 발휘하며, 다음 단계 고위급 교류를 잘 준비해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가 실질적 진전을 얻도록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서 언급된 '다음 단계 고위급 교류'는 양국 정상의 향후 만남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중국 베이징 방문을 마친 뒤 시진핑 주석이 9월 24일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시 주석의 구체적인 방미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은 상태다.

미중은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에 합의했지만 최근까지도 무역과 대만 문제 등 현안에서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2020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주장해 중국이 반발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왕 주임과의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시 주석이 워싱턴DC 방문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으로 믿는다"며 시 주석의 9월 미국 방문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이 서로 국가 이익을 수호하겠지만 "잠재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몇 가지 있다"며 9월 회담을 앞두고 그런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해 시 주석의 매우 긍정적인 워싱턴DC 방문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루비오 장관은 양국이 미중 무역과 대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미중이 의견 차이와 상관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일본에 가한 제재와 수출 통제 등 "공격적인 일부 조치"에 관해서도 왕 주임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왕 주임이 이날 최근 미국의 '일련의 부정적 언행'에 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 존중과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 갈등과 이견의 실질적인 통제, 중국의 정당한 우려 해결을 통해 미중 관계 '기회의 해'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올해는 중미 관계의 '중요한 해'(大年)로, 양국 정상은 베이징에서 성공적으로 역사적인 회담을 개최해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지위를 확정했고 양국이 함께 노력할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이는 중미 두 대국이 평화 공존의 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얻은 중요한 진전이고,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과 국제 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왕 주임은 "현재 우리의 책임은 양국 정상이 설정한 궤도를 따라 방해를 없애고 장애를 극복하면서, 지도자의 합의를 전체 정부와 각 영역의 합의 및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중미의 전략적 안정으로 세계 평화·안녕을 촉진하고, 중미의 건설적 상호작용으로 국제 협력에 중요한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이 국제·지역 현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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