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마닐라서 왕이와 회담…"시진핑 9월 방미 많이 협의"(종합2보)
"'中의 美 대선개입 의혹' 논의 없어…중국, 이란전쟁서 협조적"
"이란 호르무즈 해협 장악은 위험한 선례…용납할 수 없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회담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9월 미국 방문이 긍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현지를 방문한 루비오 장관은 이날 왕 주임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워싱턴DC 방문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중이 서로 국가 이익을 수호하겠지만 "잠재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몇 가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9월 회담을 앞두고 그런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해 시 주석의 매우 긍정적인 워싱턴DC 방문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또 양측 간에 이견이 있다면서도 "우리 임무는 이런 의견 차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이 9월 24일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국은 아직 시 주석의 구체적인 방미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은 상태다.
루비오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2020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왕 주임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개입 주장에 대해 "순전한 날조이자 악의적 비방"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는 또 미중 무역, 대만 문제와 미중 무역위원회에 대해 논의했다며 미중이 의견 차이와 상관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중 무역위원회·투자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란 전쟁에서 중국이 이란에 미군 공격 목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중국이 한 어떤 행동도 이란과의 무력 충돌 결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만 말하겠다"면서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이어 "몇몇 사안에서 중국은 사실 매우 협조적이었다"며 "내 생각에 중국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시도하는 일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징수나 항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일 관계 악화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추세가 있다"면서 일본이 "실질적인 제재와 수출 통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일본에 가한 "공격적인 일부 조치"에 대해 왕 주임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아세안 외교장관들과의 회의에서도 "만약 중동에서 한 국가가 국제 수로를 통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고, 통행료를 내지 않으면 선박을 폭파하는 선례를 만든다면 이는 이 지역을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되풀이될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은 어떤 현행 법적 메커니즘 하에서도 그들에게 없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며 "항행의 자유라는 근본 원칙이 위협받고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가 지금 겪는 문제는 그들(이란)이 대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진지하다면 우리도 진지할 것이다. 그들이 진지하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와 동맹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이란과의 외교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은 약속이 지켜진다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협상과 논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대북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 외교장관들과도 만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을 착실히 추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마지막 날인 오는 23일 오전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한다고 라브로프 장관이 말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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