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재단 "엡스틴 범죄에 가담없어…실무진, 엡스틴 평판 우려"

입력 2026-07-22 02:41
게이츠재단 "엡스틴 범죄에 가담없어…실무진, 엡스틴 평판 우려"

외부 로펌에 맡긴 '재단-엡스틴' 연루 여부 조사 결과 발표

"일부 직원, 엡스틴에 민감정보 공유 밝혀져…검증 절차 신설키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미성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2019년 사망)의 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게이츠 재단은 마크 수즈먼 최고경영자(CEO)의 의뢰로 로펌 윌머헤일이 외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재단은 엡스틴에게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없었고, 그의 범죄 행위에 관여하거나 이를 인지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윌머헤일은 5개월간 전·현직 직원 50명 이상을 인터뷰하고 광범위한 내부 문서를 검토해 이와 같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과 엡스틴 간 접촉은 주로 2011∼2014년 추진된 '기부자자문기금'(DAF) 설립과 관련돼 있었다.

그러나 재단은 엡스틴이 소개한 기부자들과의 파트너십이 맺어지지 않을 것이 분명해지자 DAF 추진을 중단했다.

또 재단은 엡스틴이 게이츠 이사장에게 소개한 국제평화연구소(IPI)에 소아마비 퇴치 기금을 지원했다.

IPI의 소장은 엡스틴으로부터 개인 대출을 받았던 사실이 나중에 언론에 보도됐으나, 그밖에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재단 실무진은 2011년 엡스틴과 대화를 시작할 당시부터 그의 평판 위험을 여러 차례 제기했으며, 이 같은 보고가 게이츠 이사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들에게 전달됐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

또 재단 직원 2명이 게이츠 이사장과 재단에 관한 민감 정보를 엡스틴에게 무단으로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단 이사회는 앞으로 유사한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중개인과 기부자 고문, 공동 자금 제공자 등을 철저히 검증하는 중앙 집중식 검증 절차를 신설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개인 자택에서 이뤄지는 모임에 대한 검토 요건 강화 등 제3자와의 교류 지침도 포함된다.

또 이사장이나 임원이 제안한 프로젝트의 조직적·평판 위험을 평가해 CEO에게 보고하는 절차도 구축하기로 했다.

수즈먼 CEO는 "우리가 하는 일은 진실성을 바탕으로 파트너의 신뢰를 얻고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며 "이번 외부 조사 결과를 환영하며 향후 파트너 검증과 위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가 승인한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파트너와 직원, 지원 대상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명확성을 제공하고 향후 우리의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며 "우리는 신뢰와 투명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달 미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에서 엡스틴과의 교류에 대해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면서 "엡스틴이 과거 법적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게이츠 재단의 오랜 기부자이자 이사인 워런 버핏은 최근 재단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