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경쟁에 덩치 키운 물류센터…'초대형 시대' 안전관리 과제
자동화·거점 통합 확산에 초대형 물류센터 구축 잇달아
인천 화재 계기 초대형 시설 맞춤형 방재체계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정수연 기자 = 최근 발생한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유통·이커머스 업계의 물류센터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송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 물류거점 구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대형 물류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방재 체계도 함께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물류센터 '초대형화'…배송 경쟁에 메가 허브 확산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와 제3자물류(3PL) 기업들은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류 거점을 통합하고 자동화 설비를 확대하면서 물류센터의 초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최근 발간한 '2026 한국 물류센터 시장 동향'에 따르면 물류 시장에서는 중소형 창고보다 초대형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집중되는 추세다.
자동화 컨베이어와 물류 로봇 운영에 적합한 단일층 바닥면적 1만5천㎡(4천500평) 이상, 높은 층고를 갖춘 고스펙 물류센터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충청권에서는 쿠팡과 다이소 등 주요 기업들이 대형 물류거점을 잇달아 구축하면서 권역 내 물류센터 총면적이 2021년 210만㎡에서 지난해 말 399만㎡로 4년 만에 약 90%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영국 오카도(Ocado)와 협업해 부산에 로봇·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화 물류 인프라인 고객풀필먼트센터(CFC) '제타스마트센터'를 4만2천㎡(1만2천500평) 규모로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송 시간 단축과 물류비 절감을 위해 여러 권역으로 분산됐던 물류 기능을 대형 거점으로 통합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쿠팡은 전국 30여개 도시에 200여개의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각각 200개 안팎의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마트는 5개, 롯데마트는 2개의 물류센터를 통해 온오프라인 주문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 초대형 물류시설 시대…안전관리도 고도화 과제
물류센터가 대형화하는 만큼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의 '2025년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총 20건으로, 해당 기간 전체 대형화재 중 26%를 차지한다.
유통·물류업계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상황실과 자위소방대를 운영하고 소방 당국과 합동 점검·훈련을 실시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쿠팡 인천센터 화재처럼 일단 불이 나면 거대한 공간과 밀집된 화물, 복잡한 동선 등 물류센터 특성상 초동 진화가 쉽지 않다.
대규모 시설은 보관 물량이 많고 공간이 넓어 화재 발생 시 진화에 장시간이 걸리고 피해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강화된 소방기준 준수 여부와 더불어 초대형 물류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방재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문을 여는 '제타스마트센터 부산'의 경우 자동화 로봇 도입에 맞춰 로봇 전용 소화기를 추가 비치하고 방화포를 구비하는 등 맞춤형 화재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이 센터는 메자닌(복층) 구조를 적용하지 않아 스프링클러를 통한 초기 진화도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물류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국 물류창고업 등록시설 5천948곳 가운데 4천325곳(72.7%)은 2024년 화재안전기준 강화 이전에 등록된 시설이다.
강화된 기준은 기존 시설에는 원칙적으로 소급 적용되지 않는 만큼 노후 물류시설의 안전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전날 행정안전부, 소방청, 건설기준연구원, 민간 전문가, 물류업계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물류시설 화재 안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물류시설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물류센터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물류센터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운영 효율뿐 아니라 안전 투자도 함께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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