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외교장관회의 개막…중동전 자제·호르무즈 통행재개 촉구(종합)
미중러 외교수장들도 참석…에너지 안보·남중국해 등 논의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국·이란 전쟁이 다시 격화하는 가운데 중동발 에너지 공급 불안으로 큰 타격을 받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외교장관들이 모여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전쟁 당사국들에 자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등을 촉구했다.
21일(현지시간) 아세안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회원국들은 이날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본회의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재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이로 인해 이 지역의 무역·식량·에너지 안보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상황 전개가 주요 중재국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대화와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 전망을 약화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 대해 최대한 자제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행위도 피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장관들은 또 해상 안전·안보 유지, 항행과 비행의 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과 항공기의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지속적인 통행"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회의 기간 유사시 아세안 회원국 간 석유를 서로 공유·지원하는 내용의 아세안석유안보협정(APSA)의 신속 비준 추진, 지난 5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아세안전력망(APG) 구축의 실행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또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22일 회의를 갖고 미국이 이란 전쟁에 집중하면서 중국의 남중국해·대만 압박을 억제하겠다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책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 기고문에서 "번영하고 안보가 갖춰진 동남아에 대한 미국의 이해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관련된 기회도 많다"면서 동남아 항행의 자유 등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이런 자유는 결코 보장된 것이 아니다"라며 "만약 이 해역이 무역을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려는 강대국의 통제하에 들어가면 미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주권·안보·경제적 미래에 대한 심각하고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의 기간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 회의,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주최국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회담 등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특히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과 왕 부장,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회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회의 마지막 날인 오는 23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왕 부장은 오는 22일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회의를 갖고 남중국해에서 각국 간 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남중국해 행동강령을 마련하기 위한 중국과 아세안 간 협상 진행 상황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장관과 대좌, 최근 다시 격화하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밖에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최근 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정부와 아세안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가진 외교장관 회의 결과 등을 포함해 미얀마 내전 대응 방안 등을 이날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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