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 빅테크 규제 겨냥 유엔서 '표현의 자유' 선언 추진"
유럽 즉각 반발…"글로벌 무법천지 만들려는 것"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에 꾸준히 불만을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9월 뉴욕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 선언을 추진할 예정이다.
폴리티코 유럽판이 입수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미국의 표현의 자유 공동 선언문 초안에는 역사적으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곳에서 나온 새로운 법률과 규제 체계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선언문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허위 정보 또는 혐오 발언이 직접 폭력을 선동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이를 처벌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로 약속해야 한다.
또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 개입 의무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점도 약속해야 하며, 플랫폼이 특정 범주의 표현과 관련된 콘텐츠를 사전 검열하도록 요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선언문 초안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에는 정치적 담론과 종교적 발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마가(MAGA·트럼프의 선거 구호)가 세력 확장을 위해 이슈화를 하려는 각종 분야도 포함된다.
투표 시스템 등 선거 절차에 대한 문제, 새로운 이론 등을 포함한 공중보건 분야의 과학적·학술적 담론 등이 그 예다.
EU 관계자들은 현재 각국이 초안을 회람하고 있으며 미국은 오는 9월 유엔에서 선언문 공개 서명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 공화당은 그간 꾸준히 EU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검열에 해당한다며 이를 반복적으로 공격해왔다.
JD 밴스 미 부통령이 지난 2월 뮌헨 안보 회의에 참석해 "유럽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 중국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유럽 그 자체"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은 선거에 대한 위협을 시스템 차원의 위험 요소로 규정하는데, 마가는 DSA가 과도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표현의 자유 선언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유럽 내부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언문 초안을 접한 프랑스 자유당 소속 산드로 고지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플랫폼 규제 없는 '글로벌 무법천지'를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핑계 뒤에 숨어 있는 것"이라며 EU 빅테크 규제는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들이 게시물을 검열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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