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픈AI 소송에서 조니 아이브를 뺀 배경

입력 2026-07-20 16:21
애플이 오픈AI 소송에서 조니 아이브를 뺀 배경

블룸버그 "스티브 잡스 부인과 절친, 증거 없거나"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애플이 지난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전직 애플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비밀을 탈취해 갔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정작 애플의 전설적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는 소송 대상 명단에 빠져 있어 주목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의 부인과 아이브가 절친이라는 점, 그리고 아이브가 영업비밀 탈취 행위와 연루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애플은 지난 10일 오픈AI와 아이폰·애플워치의 제품 디자인 담당 부사장을 지낸 탕 유 탄 오픈AI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 애플에서 8년간 선임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로 일했던 창 리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24년간 애플에서 일하며 내부 기밀 정보를 빼내 오픈AI로 이직했다는 게 소송 요지다.

탄 CHO는 애플에서 퇴사하기 전에 공급망과 업계 요약 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빼돌렸으며, 창 리우는 지난 1월 오픈AI로 옮겼으면서도 애플 소유의 업무용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고 인증 취약점을 악용해 애플 내부 저장소에 접근, 미공개 제품 정보와 회로기판 제조 등 기밀 파일 수십 개를 내려받았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소송 피고에는 아이폰과 맥북, 아이맥 등 애플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총괄했던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설립한 기업 'io'도 포함됐다. io는 지난해 오픈AI에 인수됐다.

애플은 자사가 수십 년간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아이폰·애플워치·맥북 등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사양과 제조 공정, 공급망 전략 등 지식재산권(IP)이 오픈AI 측에 무단 도용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io의 설립자이자 수장인 조니 아이브는 소송 대상 명단에 없어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번 소송의 큰 배경 중 하나가 애플의 핵심 디자인 및 하드웨어 인력들이 오픈AI로 대거 이탈했다는 점이고, 이 인재 유출을 주도한 핵심 통로가 바로 조니 아이브의 개인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LoveFrom)이었는데 그 수장인 조니 아이브는 소송을 피해 간 것이다.

블룸버그는 스티브 잡스의 아내인 로렌 파월 잡스가 애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비록 파월 잡스가 애플 이사회에서 활동한 적도 없고 더 이상 최대 주주도 아니지만, 잡스라는 이름은 여전히 애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애플의 모든 주요 결정은 어떤 식으로든 스티브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지를 염두에 두고 검토된다고 했다.

잡스는 애플을 공동 창업했고, 30년 전 파산 직전의 애플을 구해냈으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과 같은 제품들을 통해 애플을 세계 최고의 소비자 전자제품 회사로 성장시켰기 때문에 파월 잡스의 인정을 받는 것이 여전히 애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파월 잡스는 팀 쿡을 비롯한 애플 임원들과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실리콘 밸리에서 아이브와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아이브는 2011년 스티브 잡스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파월 잡스는 io의 투자자이며, 현재까지도 러브프롬을 지지하고 있다.



아이브가 이번에 제기된 부정행위와 연루됐다는 증거를 애플 측에서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아이브가 오픈AI 하드웨어 사업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이끌고 있지만, 일상적인 운영이나 채용, 세부 엔지니어링 의사결정까지 주도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보안 조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신입 사원들에게 가르치거나 소위 '시연회'를 위해 애플 하드웨어를 면접에 가져오도록 요구했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 증거도 없이 아이브를 소송 대상으로 삼는 것은 스티브 잡스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를 공개적으로 분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실익이 없고, 특히 애플의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를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아이브가 7년 전 애플을 떠났음에도 그의 디자인은 오늘날 애플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남아있다는 점도 그를 소송에서 제외한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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