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메시 "한달 버티기 힘든 국민"…아르헨 정부 "동의 안 해"

입력 2026-07-19 01:14
[월드컵] 메시 "한달 버티기 힘든 국민"…아르헨 정부 "동의 안 해"

메시, 잉글랜드와 준결승전 승리 후 '경제난' 모국에 위로 메시지

대통령실, 공개 반박…밀레이 대통령은 "축구 선수가 경제를 아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 승리 직후 모국의 어려운 경제 현실을 언급하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메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상황이 어렵거나 일자리가 없고, 월급으로 월말까지 한 달을 버티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잠시 동안일지라도 이러한 기쁨을 국민들께 선물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는 우리 대표단을 매우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잉글랜드전 승리는 단순한 한 번의 승리가 아니라 아르헨티나 모든 국민이 간절히 원했던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며 "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부터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준결승전 킥오프 직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자국 국가를 힘차게 제창하는 모습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메시는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여왔고, 오늘도 그 누구도 우리에게 아무것도 거저 주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우리가 이뤄낸 모든 것은 경기장에서 스스로 싸워 얻어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메시의 발언은 오랜 기간 물가 상승 및 경기 침체 속에서 생활고를 겪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2021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 직후에도 경제난을 겪는 국민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할 수 있어 뜻깊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세 자릿수에 달했던 물가상승률을 두 자릿수로 낮추며 경제 개혁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인식과 배치되면서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아드리안 라비에르 대변인은 17일 인터뷰에서 "정부는 국민들이 월급으로 한 달을 버티기 힘들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어 밀레이 대통령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메시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축구 선수들이 경제를 얼마나 아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밀레이 정부는 2023년 12월 출범 이후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추진해 연간 세 자릿수였던 물가상승률을 최근 연간 30% 안팎까지 낮췄고, 지난해 경제성장률 4.4%를 기록하는 등 거시경제 지표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다만, 낮은 실질임금에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서민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메시가 언급한 "월말까지 버티지 못한다"(No llega a fin de mes)는 표현 역시 아르헨티나에서 생활고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때 가장 널리 쓰이는 관용구 가운데 하나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미 동부시간으로 오는 19일 오후 3시(한국시간 20일 오전 4시) 미국 뉴저지주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페인과 결승전에서 월드컵 2연패와 함께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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