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대리모 출산 독일 집권당 원내대표, 내로남불 논란 끝 사퇴

입력 2026-07-19 00:02
美서 대리모 출산 독일 집권당 원내대표, 내로남불 논란 끝 사퇴

'대리모 금지' 당론·현행법 불구 편법 썼다는 눈총 쏟아져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대리모 출산이 금지된 독일에서 유력 정치인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낳은 것이 도마에 오르며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옌스 슈판(46) 원내대표는 18일(현지시간)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며칠 동안 나는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아버지가 되는 개인적인 행복이 내가 맡고 있는 정치적 직책과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슈판 원내대표는 최근 동성 파트너와의 사이에 자녀를 얻어 축하를 받았지만, 태어난 아이가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출생했다는 사실이 이번 주 초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독일에서는 대리모 출산이 법으로 금지돼 있고, 그가 속한 중도보수 성향의 CDU·CSU 연합도 대리모 출산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견지하고 있다. 다만, 해외에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를 독일로 데려와 양육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CDU는 지난 2월 열린 전당대회에서도 독일 내 대리모 출산 금지 방침을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이런 마당에 슈판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 내부에서는 그의 위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며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2월 전당대회 당시 슈판 원내대표가 계약한 대리모는 임신 4개월이었다고 한다.

슈판 원내대표는 비난이 들끓자 "대리모 문제를 포함해 오랜 시간 고민과 갈등 끝에 그런 방식으로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집권 시절 보건부 장관을 지내며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진두지휘했던 그는 최근 이민 정책에서 강경 노선을 주장하면서 CDU 내 보수 성향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앞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지난 17일 슈판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간 채 개인적으로는 그가 부모가 된 것을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다만 당 지도부가 이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독일의 대리모 출산 관련 법률을 바꾸거나 대리모 출산에 반대하는 오랜 당론을 수정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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