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제헌절 연휴 美반도체 하락지속…韓증시 짓누르나
중국 최신 AI 모델 무료공개 등 영향속 필라델피아 반도체 5.85%↓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 약세 지속…코스피200 야간선물 4.31%↓
'10% 보편관세' 만료 5일 앞으로…트럼프, 새 관세정책 발표 가능성
23일 새벽 알파벳 실적 주목…"시장 기대 충족시 반도체 반발매수 유입"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주 한국 증시는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조정과 변동성에 지친 투자자들의 '패닉셀'(투매)에 7,000선을 내주고 '6천피'로 내려앉았다.
외국인 저가매수 유입 등에 힘입어 주 중반 들어서는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뒷심이 받쳐주지 못했다.
제헌절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사이 미국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급락한 상황을 고려하면 금주에도 시작부터 지지력을 시험받는 흐름이 예상된다.
◇ 반도체 조정 언제 끝나나…코스피 한주새 8.8%↓
1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55.34포인트(8.77%) 내린 6,820.60으로 한 주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수는 지난주 첫 거래일인 13일부터 8.95% 급락, 지난 5월 4일 이후 처음으로 7,000선 아래로 내려왔고, 이튿날에는 장중 6,448.86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15일에는 최근 수개월 '팔자'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모처럼 2조3천억원을 순매수하면서 7,284.41까지 회복했으나, 16일에는 재차 6%대의 급락이 나타나면서 전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기술적 지지선인 코스피 6,800선에서 일단 하락이 멈추긴 했지만, 반등에 나설 정도의 에너지는 없었던 셈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전주보다 각각 10.53%와 15.50% 내린 25만5천원과 184만2천원으로 지난주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고점(37만4천500원·6월 19일) 대비 31.91%,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기록한 사상최고치(298만7천원) 대비 38.33% 내린 수준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주보다 11.50% 급등한 87.14로 마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의 주범으로 꼽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매매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리는 등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주(13∼16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기관이 1조2천60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천438억원과 2천14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스퀘어[402340](3천137억원), LG이노텍[011070](2천989억원), 한미반도체[042700](1천713억원), 현대차[005380](1천179억원), NAVER[035420](80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2천973억원), 대덕전자[353200](1천937억원), 삼성전자(1천927억원), 삼성전자우[005935](1천221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1천16억원) 등이다.
◇ '중국산 AI' 약진에 韓증시 휴장 중 美반도체 약세지속
제헌절 대체공휴일로 17일 국내 증시가 하루 휴장한 사이 글로벌 주식시장에선 반도체 업종 약세가 지속됐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2거래일간 0.97%와 1.51%씩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85% 급락했다.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지만,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통과) 우려가 지속되며 매도세가 이어졌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무료로 공개한 최신 AI 모델 '키미 K3'가 강력한 성능을 보이며 오픈AI나 앤트로픽 상위 모델과의 간극을 좁힌 것도 관련주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미국 상장 30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틀간 5.85%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지난 17일 미국 증시는 옵션만기일을 맞아 장 초반 중국 문샷의 AI 모델 발표와 옵션 거래의 영향 속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지수 옵션 청산과 함께 기계적인 매수세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유입되며 낙폭을 줄이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6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1% 성장에 그쳐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밑돌았으나, 반도체 및 전자부품 생산이 0.6% 증가해 AI 관련 인프라 투자가 제조업 전반을 견인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도 반도체 반발매수 유입의 배경이 됐다.
다만,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 재개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갔고, 반도체와 기술주 매물 출회도 지속되면서 나스닥은 장 막판 낙폭을 다시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는 16일 13.69% 급락한 152.31달러로 마감, 공모가(149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17일에는 미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한때 10% 가까이 급등하다가 최종적으로는 1.12% 오른 154.01달러에 장을 마쳤다.
◇ 알파벳 이번주 실적발표…반도체 투심 구원투수 될까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지표들은 약세가 지속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16일 4.82% 급락한 데 이어 17일에는 0.50% 하락했으며, MSCI 신흥 지수 ETF도 16일과 17일 2.10%와 1.40%씩 내렸다.
러셀2000지수와 다우운송지수는 17일 0.42%와 0.4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제헌절 대체공휴일로 휴장하기 전 마지막 거래에서 4.31% 급락했다.
이번 주 한국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정책 발표 가능성, 미국 주요기업 실적발표 등을 주시하며 반전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자 무역법 122조를 적용한 10% 보편관세로 방향을 틀었으나 해당 관세는 의회의 연장 승인이 없으면 이달 24일 종료된다.
시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한·중·일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무역법 301조와 관련한 조사나, 수입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수입 제한 조처를 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사용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국가별·품목별 타깃형 관세 및 무역조치가 발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이 재선에 실패했던 2020년 미국 대선에 중국이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뜬금없이 다시 들고나온 것도 '무역정책 전환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국시간 23일 새벽 나올 알파벳 실적도 주목된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만큼 알파벳을 비롯한 빅테크 실적 및 AI 투자계획이 시장 기대를 충족할 경우 반발매수와 숏커버링이 유입될 수 있어서다.
서 상무는 "특히 한국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큰 만큼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가이던스와 반도체 기업 실적, 미국 무역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국 이번 주 시장은 견조한 기업 실적과 AI 투자 지속 기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 무역정책, 중동 리스크가 충돌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0일(월) = 미국 6월 경기선행지수, 독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 일본 휴장
▲ 21일(화) = 유로존 7월 ZEW 경기기대지수
▲ 22일(수) = 한국 6월 생산자물가지수
▲ 23일(목) = 한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미국 시카고 연은 국가활동지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 24일(금) = 미국 무역법 122조 보편관세 만료, 미국 7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6월 건축 착공·허가건수, 미국 6월 신규주택판매건수, 일본 6월 소비자물가지수, 독일 8월 Gfk 소비자동향, 독일 7월 제조업·서비스업 PMI, 유로존 7월 제조업·서비스업 P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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