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사령탑 청문회, '2020년 대선 부정선거론' 정쟁 얼룩

입력 2026-07-16 05:50
美 정보사령탑 청문회, '2020년 대선 부정선거론' 정쟁 얼룩

민주, 트럼프 대국민연설 하루 앞 "누가 대선 승자였냐" 선제 질문 공세

클레이턴 후보자 "바이든 승리" 언급 않고 "대통령으로 인증" 답변만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가 15일(현지시간) 진행한 제이 클레이턴 미 국가정보국장(DNI)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주장해온 '2020년 대선 부정선거'가 최대 쟁점이 됐다.

미국 17개 정보기관을 총괄·조율하는 사령탑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했을 인사청문회가 대선 부정선거론을 둘러싼 정쟁의 무대로 변질한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클레이턴 후보자에게 누가 당시 대선에서 승리자인지를 답변할 것을 줄곧 압박했다.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당선된 그해 대선이 부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청문회 자리를 활용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 16일 오후 9시에 예고한 대국민 연설에서 '부정선거' 문제를 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준 시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후보자에게 선제적으로 질문 공세를 퍼부은 것이다.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정보위 부위원장은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나"라고 물었고, 클레이턴 후보자는 "나는 선거 결과를 부인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 바이든은 미국 대통령으로 인증받았다(certified)"고 답했다.

클레이턴 후보자가 내놓은 "인증받았다"는 답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상원 인준 대상 고위직 후보자로 지명받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2020년 대선 승리자가 바이든이라는 사실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할 때 쓰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워너 부위원장은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넘어갔지만,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인 앵거스 킹(메인) 의원은 "누가 2020년 선거에서 이겼냐"라고 물었고, 클레이턴 후보자가 "나는 그 물음에 답했다"고 하자 "아니다. 당신은 답하지 않았다. 매우 간단한 질문이다. 누가 2020년 선거에서 이겼나"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킹 의원이 "누가 2020년 선거에서 이겼냐"라고 물어본 건 4차례나 됐고, 그때마다 클레이턴 후보자는 "바이든이 우리의 선거 절차를 거쳤고, 미국 대통령이 됐다. 그게 전부"라고만 답했다.

마크 켈리(민주·애리조나) 의원의 경우 직설적인 질의 대신 "바이든이 2020년 대선 승자로 인증받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물었지만, 클레이턴 후보자는 "그는 가장 많은 선거인단 투표를 얻었다"고 답했다.

이에 켈리 의원이 "그래서 그가 선거에서 이긴 것이다"라고 하자 클레이턴 후보자는 "그는 우리의 절차를 따랐고, 가장 많은 선거인단 투표를 확보했고, 승자로 선언됐다"고 했다.

이에 켈리 의원은 "당신은 그(대통령)와 방에 자주 같이 있게 될 것이며, 때로 다른 의견을 내놓아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가 방에 없을 때조차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없다면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나 (백악관) 상황실에서 그와 마주 앉아 있을 때 반대의견을 말할 수 있겠나"라고 질타했다.

결국 클레이턴 후보자는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발언을 입 밖으로 내놓지 않았으며, 존 오소프(민주·조지아) 의원이 누가 2020년 대선에서 이겼느냐는 똑같은 질의를 했을 때는 "당신과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쇼에 얽히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일반적인 DNI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와 달리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전통적인 적대국의 위협 평가 등의 내용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톰 코튼(공화·아칸소) 정보위원장은 정보위 차원의 인준 표결을 내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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