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E 총격 사망 콜롬비아인, 체포 대상 아니었다…합법 체류"

입력 2026-07-16 04:29
"美 ICE 총격 사망 콜롬비아인, 체포 대상 아니었다…합법 체류"

다른 용의자 쫓다 오인 가능성…피해자는 '투잡' 뛰던 합법 가장

움직이는 차량에 정면 발포 비판 고조…콜롬비아 "美정부 표적살인"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라 과잉 단속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메인주에서 피격한 20대 남성은 애초 단속 대상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게다가 피해자는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취업 허가를 받고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메인주 비디퍼드의 주택가에서 ICE 추방 전담(ERO)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남성은 콜롬비아 출신의 요한 세바스티안 두란 게레로(25)로 확인됐다.

메인주를 지역구로 둔 앵거스 킹(무소속) 상원의원은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과의 통화 내용을 인용해 "사건 당시 ICE 요원들이 집행하려던 체포 영장은 게레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킹 의원에 따르면 당시 ICE 요원들은 최종 추방 명령이 내려진 다른 불법 체류 용의자의 거주지를 잠복 감시 중이었다.

이후 해당 주택에서 게레로가 차량을 몰고 나오자 단속을 시도했고, 그가 달아나려 하자 발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이 쫓던 인물과 두란 게레로를 오인해 무리한 단속을 벌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토안보부는 ICE가 추방 명령이 확정된 불법 체류자의 마지막 거주지를 대상으로 표적 감시를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수배 중인 인물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게레로는 불법 체류 신분도 아니었다. 현지 이민자 단체와 유족에 따르면 숨진 게레로는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취업 허가를 소지하고 있었다.

콜롬비아에 거주 중인 그의 부친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아내와 세 살배기 딸을 부양하기 위해 낮에는 음식 배달을 하고 밤에는 동물병원 청소원으로 일하는 성실한 가장이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현장 요원들이 보디캠을 착용하지 않아 과잉 진압 여부를 가려낼 영상 증거는 없다.

국토안보부는 해당 요원이 '대중의 안전에 대한 위협'을 우려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요원이 차량에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그에게 왜 정지를 명령했는지, 어떤 점에서 그가 공공 안전에 위협 요소라고 판단했는지는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다만 게레로의 차량 앞 유리에 여러 발의 총탄 자국이 남은 것으로 볼 때, 요원이 이동 중인 차량 정면에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AP는 '움직이는 차량에 총격을 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하다'며 이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경고해왔다고 지적했다.

메인주 연방의원들은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국토안보부에 서한을 보내 이번 사건에 대한 "포괄적이고 투명하며 신속한 긴급 조사"를 촉구했다.

총격을 가한 요원은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게레로 모국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사건을 "미국 정부에 의한 표적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현장의 ICE 요원들이 게레로를 "권리 없는 열등한 존재"로 취급했다며 미 정부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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