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명왕성 위성 카론 자전속도 40억년 전엔 10배 이상 빨랐다"
국제 연구팀 "산맥 분석해 초기 자전속도 복원…자전주기 14.3시간→153.3시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 카론은 현재 명왕성과 항상 같은 면을 마주 보며 153.3시간에 한 바퀴씩 자전하지만, 40억년 전에는 자전주기가 14.3시간에 불과할 만큼 빠르게 자전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 연구팀은 15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카론 표면의 산맥과 단층을 분석, 자전 감속 과정의 흔적을 확인하고 초기 자전 속도와 당시 얼음 껍질의 특성을 복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카론 표면에 자전 감속(despinning) 역사가 기록돼 있는 드문 사례를 보여준다며 자전 감속과 카론 전체의 수축이 함께 진행된 과정은 카론이 차가운 상태에서 진화를 시작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태양계의 많은 천체들은 다른 천체의 중력(조석력) 영향으로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지는 자전 감속을 겪는다. 대표적으로 달은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져 자전 주기와 지구를 도는 공전 주기가 같아지면서 항상 같은 면만 지구를 향하고 있다.
연구팀은 하지만 자전 감속이 일어났다는 지질학적 증거는 찾기 쉽지 않다며 자전이 느려질 때 생긴 단층이나 산맥 같은 지형은 이후 충돌이나 화산활동, 지각운동, 재표면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카론은 표면 나이가 약 40억 년으로 매우 오래됐고, 다른 얼음 위성들보다 재표면화가 적어 초기 자전 감속 과정에서 만들어진 지형이 지금까지 비교적 잘 보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가 촬영한 자료를 이용해 카론 북반구 오즈 테라(Oz Terra) 지역에 있는 길이 200㎞ 이상인 활 모양 산맥들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한쪽 사면은 완만하고 반대쪽은 가파른 비대칭 형태를 띠고 있는 이들 산맥들은 지각이 양쪽에서 잡아당겨져 생긴 것이 아니라 양쪽에서 밀리는 압축을 받으면서 지하 역단층을 따라 지각이 융기해 형성된 지형으로 확인됐다.
또 산맥의 높이와 폭, 경사 등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당시 카론에는 최소 30~36㎞ 두께의 단단한 얼음 껍질이 있었고, 적도 부근의 지각은 동서 방향으로 약 1% 압축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압축량을 카론의 자전 변화와 연결해 계산한 결과, 초기 자전 주기는 약 14.3시간으로 계산됐다. 이는 현재보다 자전 속도가 10배 이상 빨랐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자전 속도가 감소하면서 적도의 팽창이 줄어들고 지각에 압축 응력이 생기면서 지각이 융기해 오즈 테라의 산맥들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산맥이 이후 카론 전역에서 일어난 지각 신장과 빙화산 활동보다 먼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자전 감속이 카론의 초기 진화 단계에서 일어났고 그 흔적이 40억년 가까이 보존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카론에 최소 30~36㎞ 두께의 단단한 얼음 껍질이 있었다는 것은 카론이 처음부터 매우 뜨거운 상태가 아니라 비교적 차가운 상태에서 형성됐다는 '콜드 스타트'(cold start)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한 천체의 자전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드문 지질학적 기록을 제시한다며 이는 태양계 외곽의 다른 얼음 위성들의 초기 열 진화와 궤도 진화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Hanzhang Chen et al., 'Early tidal despinning history recorded in the tectonics of Oz Terra, Char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50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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