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점령지와 무역 어쩌나…유럽 골머리
EU 외무장관 13일 논의…영국총리 예약 버넘 "금지 검토"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정착촌과 무역을 놓고 유럽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오는 13일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EU 집행위원회 문건에 따르면 집행위는 회원국들에 점령지 무역과 관련해 '수입 전면 금지'와 '고율 관세 부과', '수입 허가제' 등 3개 안을 제시했다.
이 문건은 또한 오는 10월 27일까지는 치러야 하는 이스라엘 총선을 언급하면서 EU의 선택에 따라 "EU·이스라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정착촌에서 생산된 과일 등 농산물이 이스라엘산으로 둔갑해 EU나 영국 법에서 이스라엘 본토산에만 부여하는 관세 감면, 검역 등 혜택을 받고 유럽에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법률 옹호 단체인 글로벌 에코 소송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EU로 유입되는 이스라엘산 라벨 농산물의 약 5분의 1이 실제로는 서안 정착촌이나 골란고원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7개 회원국 간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태도나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입장에 차이가 큰 만큼 바로 무역 금지를 결정하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역 금지 결정에 27개국 전원의 지지가 필요할지, 과반만 지지해도 될지에도 견해차가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벨기에를 포함해 최소 10개 EU 회원국이 EU가 2024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정에 근거해 점령지와 무역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이미 점령지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국제법상 불법으로 보고 무역 제한 조치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주요국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중도좌파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하원의원은 지난 9일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노동당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고 사과하면서 정착촌과 무역 금지를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버넘 의원은 키어 스타머 총리의 후임으로 조만간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버넘 의원은 "우리는 (이스라엘 압박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가자지구의 폭력에 관여한 이들에 대한 추가 제재뿐 아니라 불법 정착촌과 상품 무역을 금지하는 조처를 검토하는 걸 포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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