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9개국 "새 출입국시스템 대혼란…예외 연장해야"
EU 공동서한에 우려 표명 "상황 과소평가 안돼"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디지털 출입국시스템(EES)이 3개월 전 전면 시행에 들어간 이래 유럽 공항 곳곳에서 큰 혼란을 벌어지자 유럽 9개국이 공동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벨기에,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몰타,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등 유럽 9개국은 EU 집행위원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EU는 아직 새 국경 통제 시스템을 전면 시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EES의 한시적 긴급 예외 조치를 만료일인 오는 9월 6일 이후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의 예외 조치는 특별한 상황에서 국경 당국이 여행객의 지문과 얼굴 인식 등 생체정보 수집을 일시적으로 중단해 국경 혼잡을 완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EU는 항공업계 등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는 9월 6일 이후에는 이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공동 서한에서 "EES가 전면 시행된 이래 시스템에 이용자가 몰릴 경우 '중대한 어려움'이 드러났다"며 "이런 문제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며, 9월 6일 이후에도 회원국들이 이런 권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 공항 곳곳에서는 EES 시행 이후 지연과 혼란이 속출하고 있다.
EES는 비(非)EU 국적자가 유럽 솅겐 지역 29개국을 단기 방문할 때 입국심사관이 여권에 도장을 찍는 대신 지문 확인, 얼굴 사진 촬영 등 디지털 등록으로 대체하는 제도다. 국경 보안 강화와 불법 이주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작년 10월 초 도입해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 확대를 거쳐 올해 4월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유럽 국가들에 앞서 유럽 공항들과 항공사들도 EES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맞아 더 큰 혼란을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에어라인스포유럽(A4E),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지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1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여름 성수기에는 혼잡한 공항에서 EES 운영을 중단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의 공개서한에 따르면 이 제도의 전면 시행 이후 각 국경 심사대에서 대기 시간이 급증했고 심한 경우 승객이 최대 5시간까지 기다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며 항공업계의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켄턴 자비스 이지젯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주 동안 발생한 국경 대기 행렬은 "완전히 용납 불가한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국경 당국은 현재 허용된 예외 조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시스템 자체를 재검토하고, 예외 조치도 9월 이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프라포트 그리스의 알렉산더 지넬 CEO도 EES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나마 시스템 붕괴를 막고 있는 긴급 예외 조치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사람들이 공항에 도착하기 전, 비행기를 타기 전, 혹은 항공편을 예약하는 단계에서 미리 등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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