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분야 수백억달러 투자…HBM 수요 기하급수적 증가"(종합)
나스닥 상장 첫날 美언론 인터뷰…"꿈이 현실된 역사적 순간"
"생산량 두배로 늘려도 부족하다고 해"…가격은 "고객 맞춤형으로"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생산과 별개로 인공지능(AI) 분야에 수백억달러(수십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AI 산업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기 때문에 고점 논란이나 경쟁 업체의 등장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날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AI, AI 데이터센터, (AI) 기술 및 스타트업 분야에서 (메모리 칩보다) 훨씬 큰 투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파트너들과의 합작 투자, 그 밖의 어떤 형태의 AI 사업도 포함된다. 머지않아 그 분야에서 (SK의) 매우 큰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예상 투자 규모를 "수백억달러"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구글·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이 가격이 비싼 HBM을 덜 사용하도록 제품 구조를 다시 설계한다는 지적에 시장 전체의 "(HBM)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든 파트너가 더 많은 물량을 원한다. 우린 올해와 내년의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인데, 고객들은 HBM뿐 아니라 기존 D램 생산도 두 배로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그만큼 수요가 엄청나게 많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하이닉스를 추격하는 데 대해서도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AI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그런 수요를 충족하려면 많은 (AI) 토큰을 생성해야 한다"며 수요 급증이 다른 변수들을 흡수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하이닉스 투자자들이 주가 또는 반도체 사이클의 고점에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우리는 AI 시대에 있다"며 "수요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답했다.
기존 반도체 산업은 이용자 또는 하드웨어 기기의 수에 따라 수요가 결정된 반면, AI 시대에는 "엄청나게 많은 메모리 칩을 필요"로 하며, "모두가 더 많은 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5년 안에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모든 고객이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3∼5년의 장기 공급계약에서 반도체 가격의 변동성을 줄일 '상한제'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고객마다 원하는 계약 조건이 다르다. 어떤 고객은 가격을 시장에 맡기기를 원하고, 어떤 고객은 가격 고정을 원한다"며 "장기 계약은 고객 맞춤형으로 설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州) 패키징 공장 외에 미국 내 반도체 팹 투자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팀이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인디애나주에 4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 외에 추가 계획은 없지만, 적합한 장소를 찾게 되면 미국 내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고 열어뒀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중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생산량의 70%는 중국 밖으로 출하돼 대부분 미국 고객들이 받는다면서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미 증시 상장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라며 미 증시의 스톡옵션 등을 통해 "전세계의 많은 인재를 쉽게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새로운 미국 및 글로벌 주주들이 생기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할 동력을 제공해준다"고 기대했다.
그는 미 증시 상장에 대해 "역사적 순간"이라며 "SK가 15년 전 하이닉스를 인수했고, 이건 하나의 꿈과 같았는데, 이제 꿈이 현실이 됐다"고 표현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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