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노골적 개입?…선거지원위 野위원 2명 해임
'연준 제외 독립기관 해임 권한' 인정한 대법원판결 이후 조처
美언론 "중간선거 통제권 확보용"…민주당도 "노골적 선거개입"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초당적 연방 기관인 선거지원위원회(EAC)를 무력화했다.
대통령 권한을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중간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EAC 소속 민주당 위원 2명을 해임했으며, 공화당 소속 1명의 사임을 수락했다.
이번 조처로 공화당 소속 위원 1명이 물러난 데 이어 EAC 위원은 단 1명도 남지 않게 됐다. 중간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지원 연방 기관의 지도부가 아예 사라진 것이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EAC는 지난 2002년 '미국 투표 지원법'에 따라 설립됐다. 미 연방 상·하원 양당 지도부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위원을 지명하도록 돼 있지만, 같은 당 소속 위원은 2명까지만 가능하다.
이 기관은 선거 관리 당국자들을 교육하고 최신 투표 기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전국 우편 유권자 등록 양식을 관리하고 다양한 투표 기기에 대한 자체 테스트 및 인증 프로그램을 감독한다. 선거 보안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다만, 투표용지나 유권자 명부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 유권자와 소통하지 않으며, 주 선거관리 당국에 대한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는 최근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근거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민주당 추천 인사 레베카 켈리 슬로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을 해임한 것이 적법한 인사권 행사라고 판단했으며, 이에 더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를 제외한 다른 독립 기관 소속 인사에 대한 해임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 바 있다.
백악관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대통령은 미국 선거를 보호하고 모든 합법적 투표가 집계되도록 보장하는 중요한 임무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 인물을 해임할 권리를 보유한다"며 "(대법원의) 판결은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는 판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EAC 통제를 시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집권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해 3월 25일 EAC의 유권자 등록 서식에 시민권 증빙을 추가하고 투표일까지 접수되지 않은 모든 투표지는 무효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이러한 시도는 법원에 의해 저지됐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조처에 대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표에 대한 통제권을 확고히 하려는 명백한 움직임"(폴리티코), "중간선거 결과에 의심을 던지고 투표 집계 방식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뉴욕타임스) 등으로 비판적 평가를 내놓았다.
민주당도 거세게 반발했다. 미 상원 규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알렉스 파딜라(캘리포니아) 의원과 하원 행정위원회 민주당 간사 조 모렐(뉴욕) 의원은 성명에서 "중간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위원들을 제거하고 주·지방 선거 관리관 지원을 더욱 약화시키는 것은 선거를 정치화하고 더 많은 불법적이고 위험한 선거 개입을 가능하게 하려는 계획의 노골적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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