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독립 250주년 기념일…트럼프 연설·기네스급 불꽃놀이 예정

입력 2026-07-05 02:42
美독립 250주년 기념일…트럼프 연설·기네스급 불꽃놀이 예정

'만인평등·자유·국민 동의 기반한 정부' 등 담은 독립선언서 250돌

세계사적 의미 지닌 미국발 민주주의 실험, 중러 부상·트럼피즘 도전받아

민주당 지지성향 일부 州는 기념 박람회 보이콧…美정치적 분열상 드러내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이 4일(현지시간) 독립 및 건국 250주년을 맞이했다.

1776년 7월4일 북미의 영국 식민지 13개주 대표들이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2차 대륙회의에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독립선언서를 채택한 지 이날로 꼭 250년이 됐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법적으로 독립한 시점은 양국간 '파리 평화조약'이 체결된 1783년 9월3일이지만 미국은 그보다 약 7년 앞서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 56명이 서명한 독립선언서를 채택한 시점을 독립기념일로 삼아 기념해왔다.

당시 패권국가였던 영국을 이끈 조지 3세의 왕정을 거부하면서 만인은 평등하게 창조됐고, 개인은 생명과 자유, 행복추구권을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았으며, 이 권리를 담보하기 위해 정부를 수립하고, 그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로부터 나온다는 등 미국의 건국 이념이 독립선언서에 담겼다.

즉, 정부의 권력이 피통치자의 동의에서 비롯되며, 모든 시민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갖는다는 독립선언서는 미국을 넘어 전세계 민주주의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역사가들의 평가다.

왕권신수설에 기반한 왕정에서 국민주권으로의 전환을 담은 독립선언서에 기반한 미국의 민주정치 '실험'은 250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국가에 의해 하나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1990년대 냉전종식 이후 미국이 '1강'으로 자리하던 시기를 지나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들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잇달아 시험하며 미국 안팎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 속에 미국 독립선언서의 '이상'은 250돌을 맞아 도전에 직면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날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을 잇는 잔디 광장인 내셔널몰에서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인 '미국에 바치는 헌사'(Tribute to America)가 열린다.

미 공군기들의 편대 비행과 에어쇼, 대규모 군악·의장대 공연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오후 9시45분부터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트럼프 집회'(Trump Rally)로 이름붙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건국 250주년에 즈음해 미국이 이룬 정치·경제·군사적 성취를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의 집권기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도록 허용했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큰 전쟁이었다는 평가가 많은 이란전쟁,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국가별 관세(상호관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중심으로 한 동맹 네트워크 약화 등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부정적이거나 논쟁적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맞이한 미국의 250돌 생일에 자신이 미국의 '정신'을 이어갈 리더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연설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 전직 대통령 4명의 두상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에서 행한 연설때 '공산주의 반대'를 역설하면서 예고했듯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반(反)트럼프 진영에 대한 이념 공세가 이날 연설에서도 등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인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에는 역대급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주최 측은 85만발의 폭죽을 약 40분간 쏘아 올려 불꽃놀이와 관련한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한다는 구상이어서 축제의 분위기는 자정에 가까이 갈수록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변수는 미 동부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역대급 폭염이 행사에 미칠 영향이다. 이날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던 워싱턴 DC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는 무더위 때문에 취소됐다.

미국의 중요한 기념일이지만 반트럼프 진영은 이날 행사에 상대적으로 냉담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코네티컷, 일리노이, 메인, 매사추세츠, 노스캐롤라이나,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로드아일랜드, 워싱턴, 버몬트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거나 민주당 주지사가 재임 중인 몇몇 주들이 워싱턴 DC 내셔널몰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미국 박람회'에 불참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국의 정치적 분열상을 부각시켰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뉴욕시에 정박한 함정 갑판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은 오늘 소수지만 목소리는 큰 몇몇 사람들이 우리 나라의 위대함이 아니라 결점만을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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