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장관 폴란드 방문…역사 갈등 봉합 시도
"우크라군 부대 명칭에 반폴란드적 의도 없어" 거듭 강조
폴란드 총리 "고통스러운 역사 직면해야 화해 가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폴란드를 방문해 최근 불거진 양국 역사 갈등 완화 방안을 모색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과 회담했다며 "우크라이나군 부대 명칭 선정에 반(反) 폴란드적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고 적었다.
시비하 장관은 "우리는 타국의 역사를 존중한다"며 "파트너들 또한 우리 역사와 독립에 대해 동일한 태도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역사 갈등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5월 자국 군부대에 'UPA의 영웅들'이라는 명예 칭호를 붙이면서 폭발했다.
UPA(우크라이나반란군)는 2차대전 당시 소련에 맞서 싸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 조직이다. 일부 부대가 나치에 협력하면서 1943∼1944년 폴란드인 약 10만명이 희생된 볼히니아(우크라이나명 볼린)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폴란드 민족주의자들은 UPA 추종 세력을 네오나치로 본다.
이에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2023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여한 폴란드 백독수리 훈장을 박탈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체국을 통해 이 훈장을 폴란드에 반납했다. 두 대통령은 지난달 말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국제회의에도 나란히 불참했다.
시비하 장관은 양국의 "위기 극복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제안했다며 "양국 외무부 간 협의 개시, '폴란드-우크라이나 역사학자 회의'에 참여했던 2차 대전 전문가들의 회의 재개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양국 간 긴장 고조를 반기며 모스크바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지혜와 공동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 그리고 정치적 의지가 우리에게는 충분히 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역사는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간 화해와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양자 회담 내용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외교는 침묵을 선호한다"고만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는 알지 못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아픔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해없이는 유럽 공동체가 존재할 수 없고, 화해는 고통스러운 역사를 직면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가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폴란드 대표단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재정 지원 약속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스크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재정 지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폴란드는 EU 동부 국경 수호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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