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 "노르트스트림 폭파, 우크라 정부 지시"(종합)
우크라는 부인…폭파범 재판서 윗선 드러날 수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2022년 9월 발트해 해저에서 발생한 러시아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 폭파 사건을 우크라이나 당국이 꾸민 것으로 독일 검찰이 파악했다.
독일 연방검찰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인 용의자 세르히 쿠즈네초우(50)를 형법상 폭발물 폭발유발,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민간 에너지 인프라 공격 등 혐의로 지난달 30일 기소했다고 확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 요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장교였던 쿠즈네초우는 2022년 2월 러시아와 전쟁 발발 이후 다른 군 관계자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기관 지시로 노르트스트림 파괴 공작을 계획했다.
검찰은 이 공작이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영구적으로 차단해 러시아의 전쟁자금 수입을 막으려는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공작팀은 잠수부 여러 명과 선장 1명, 폭발물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됐고 쿠즈네초우가 총책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타이머를 단 고성능 군사용 폭발물을 노르트스트림에 장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쿠즈네초우는 용의자 7명 가운데 신병이 확보된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체포됐고 송환재판을 거쳐 같은 해 11월 독일로 압송됐다. 주간지 차이트는 "누가 그에게 임무를 맡겼는지가 큰 의문"이라며 "재판이 몹시 정치적인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방 언론은 당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었던 발레리 잘루즈니 현 영국 주재 대사가 작전을 지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까지 이 공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용의자 도주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독일 검찰은 2024년 6월 폴란드에 거주하던 또 다른 용의자 볼로디미르 주라울레우를 체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용의자는 폴란드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차량을 타고 국경을 넘어 도주한 것으로 독일 언론에 보도됐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에서 독일 북부 루브민으로 연결된 길이 약 1천230㎞짜리 가스관이다. 2022년 9월 발트해 보른홀름섬 근처 해저에서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폭파됐다.
독일 검찰은 "폭발물이 터지면서 파이프라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 사건 전에는 노르트스트림 1을 통해 독일 천연가스 수요의 절반이 공급됐다"고 밝혔다. 극우 독일대안당(AfD)은 폭파범 기소 소식이 전해지자 "독일 산업의 생명선에 가한 공격"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노르트스트림 폭파를 '국제적 테러'로 규정해온 러시아는 자국이 확보한 정보와 수사 결과가 일치한다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거듭 압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모든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전망과 관계 강화를 논의할 때 이 사안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지원국인 독일에는 "우크라이나 정권의 전쟁 기계에 계속 돈을 보내는 건 상당히 역설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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