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 1천일…이스라엘서 '안보 실패' 비판 재점화

입력 2026-07-02 20:15
수정 2026-07-02 20:38
하마스 기습 1천일…이스라엘서 '안보 실패' 비판 재점화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1천일을 맞은 이스라엘에서 '안보 실패'의 진상 규명을 외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에 납치돼 살해된 야게브 부흐슈타브의 어머니 에스더 부흐슈타브는 "방치가 시작된 지 1천일이 지났다. 군사적 압박은 인질들을 구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들을 해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하지만 정부는 자신의 길을 고집했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철저히 외면했다"면서 "학살을 겪고 매일 그 파괴와 상실을 체감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참사 당일과 그 이후 벌어진 일들을 조사하고 설명할 진상규명 위원회 신설 요구를 결코 잊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흐슈타브는 또 "내가 안고 살아가는 슬픔과 고통 속에서 나는 복수를 원하지 않는다. 내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이스라엘 사회를 위한 희망을 찾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피살된 인질 이치크 엘가라트의 형 대니 엘가라트는 텔아비브 소재 이스라엘군 본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1천일 동안 사람들이 인질들이 돌아왔다고 말하는 것을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돌아온 것은 아니다"라고 외쳤다.



엘가라트는 "산 채로 납치됐으나 억류 중 방치돼 살해당한 뒤 관에 담겨 돌아온 이들은 귀환한 것이 아니다"라며 "내 동생 이치크는 돌아오지 못했다. 이치크는 산 채로 납치됐고 살아서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방치된 채 죽었다. 그 누구도 이 진실을 흐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유대 명절인 초막절 직후 찾아온 안식일인 2023년 10월 7일 새벽 하마스는 3천여명의 무장대원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켰다.

당시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약 1천200명의 이스라엘 주민과 군인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의 전조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가 무방비 상태로 당했고, 상황 발생 후 대처도 늦어 시민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집단농장) 인근에서 열린 슈퍼노바 음악 축제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쫓기던 젊은이들의 피로 물들었다.



음악 축제 희생자인 론 예후다이의 아버지 요람 예후다이는 "론이 없는 1천일은 가슴이 찢어지는 1천일이었다"며 "그곳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지나온 1천일이었다"고 개탄했다.

인질로 억류됐다가 극적으로 돌아온 옴리 미란은 공영방송 칸(Kan)에 "국가적 차원에서 사태가 수습되는 방식에 어떠한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며 "군 장교들은 내게 가장 먼저 '미안하다, 부끄럽다'고 말하지만, 우리 지도부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인질 귀환과 관련 자신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극우 성향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헛소리를 집어치워라"고 비난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서는 "권력을 단 2주 더 연장하기 위해 초정통파 징집 면제 법안에나 매달릴 것이 아니라, 책임진다는 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