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5개월째 미얀마 내전…"사망자 10만명 넘어서"
"작년 희생자 규모, 가자전쟁 이어 세계 2번째로 많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 내전이 5년 5개월째 지속하는 가운데 내전에 따른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2021년 2월 미얀마 군부의 군사쿠데타로 내전이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모든 진영에서 내전 관련 사망자가 10만11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관은 각종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사상자 수치를 수집, 분석한다. 내전 중인 미얀마에서 언론의 접근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인명피해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얀마 정부를 비롯한 당국이 집계하는 공식 사상자 수치는 아직 없으며, 관련 추정치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얀마 내전이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무력충돌로 보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ACLED는 작년 미얀마 내전의 희생자 규모가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았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또 내전으로 370만 명 이상이 피난민이 됐고, 5명 중 1명 이상이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미얀마 내전은 군부 정부군과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 외에도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등 수많은 소수민족별·지역별 무장단체들이 난립하는 혼전 상황으로 전개돼왔다.
ACLED는 미얀마 내전과 관련된 무장단체가 1천200여개에 이른다면서 미얀마 내전이 '세계에서 가장 분열된 무력충돌'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내전 희생자가 불어나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고통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부 라카인주에서 남편이 정부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테인 아예 누(49)는 "고통이 끝이 없다"면서 "깊은 원망과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이제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운명으로 받아들여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AFP에 한탄했다.
중부 마그웨주에서 조카가 민주 진영 반군에 가담했다가 전사했다는 한 49세 남성은 "얼마나 더 많은 젊은이가 죽어야 하느냐"라면서 "노인과 아주 어린 아이들만 남고 중간 세대는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런 혼란과 치안 부재의 상황 속에 미얀마는 세계 최대의 마약 생산국이자 캄보디아와 함께 세계적인 범죄단지(사기작업장) 밀집 소굴로 전락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작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아편 생산량에서 미얀마는 2023년 말부터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정부나 군대의 마약 재배 단속마저 내전 이후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정부군 측과 반군 측을 막론하고 다수 무장단체들이 마약 생산을 통해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또 호주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따르면 미얀마 내 태국 국경지대의 대규모 범죄단지는 2021년 쿠데타 이전 11곳에서 작년 9월 기준 27개로 쿠데타 이후 급증했다.
그 결과 국제 비정부기구(NGO) '초국가 조직범죄에 맞서는 글로벌 이니셔티브'(GI-TOC)가 집계하는 세계조직범죄지수(GOCI)에 따르면 미얀마는 2024년 기준 범죄 지수가 세계 193개국 중 1위인 8.08점(10점 만점)에 달해 조직범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제가 범죄를 막는 대응력 지수에서는 1.46점으로 193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 세계 최악의 범죄국가로 지목됐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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