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대통령·전 총리 정면충돌…대통령 권한 축소 개헌안 통과
국민투표 앞둬…정권교체 이룬 '동지가 적으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서부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의회가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와 총리의 권한을 확대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정국이 다시 한번 격랑을 맞고 있다.
해당 개헌안은 국민투표를 거쳐 시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개헌을 둘러싼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과 우스만 송코 국회의장(전 총리) 간 힘겨루기가 격화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세네갈 의회는 지난달 29일 여당인 세네갈애국자당(파스테프·PASTEF)이 발의한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이 정당 대표를 겸할 수 없도록 하고, 의회 해산권도 행사 횟수를 제한했다.
또 차기 대통령 선거 이후 새 대통령 취임 전 권력 이양 기간에는 현직 대통령이 중요 직위 임명이나 특정 법률 공포 등을 할 수 없게 했다.
반면 의회는 조사권이 강화되고 결의 채택 권한을 가지며, 천연자원 계약과 관련해선 정부가 국회에 관련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총리도 정부 운영과 행정 조정, 정책 집행 과정에서 현행 헌법보다 더 독립적인 권한을 갖도록 했다.
파예 대통령은 개헌안 통과에 앞서 이번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송코 의장에게 사전 통보했다.
세네갈 헌법상 개헌안은 의회 의결 이후 국민투표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통령 결정으로 국민투표 없이 출석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확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당 파스테프가 의회 전체 의석 165석 가운데 130석을 차지하고 있고, 여당 의원 대부분이 송코 의장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파예 대통령은 직접 국민의 의사를 묻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아직 개헌 국민투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파예 대통령과 송코 의장은 애초 파스테프를 함께 창당했을 뿐만 아니라 12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2024년 3월 대선 승리와 그해 11월 총선 승리를 함께 이끈 정치적 동지였다.
대선 당시 야권 내 지명도나 대중 지지, 당내 지지 기반 등은 애초 당 대표였던 송코 의장이 우위에 있었지만, 대선을 2개월 앞두고 명예훼손 사건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출마가 무산되면서 당 사무총장이던 파예가 대선 후보가 됐고 44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됐다.
파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송코를 총리로 임명하며 정부를 함께 이끌어갔지만, 전 정부의 미공개 부채 70억 달러(약 10조8천억원)에 대한 처리 방식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력 문제 등을 놓고 서로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내면서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파예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송코 총리를 해임했고, 파스테프가 장악한 의회는 해임 4일 만에 송코를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파예 대통령은 아마두 알하미누 모하메드 로 전 서아프리카국가중앙은행 사무총장을 후임 총리로 임명하고 새 내각을 발표하면서 파스테프 출신 인사를 배제해 여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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