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강경파, 유권자ID법 연계해 하원 국방수권법 처리막아
상원 통과 노리며 국방수권법에 유권자ID법 반영 요구…지도부와 충돌
트럼프 '유권자ID법 先처리' 요구 속 공화당 내부 분열상 또 표출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30일(현지시간) 유권자 신분 검사를 강화하는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유권자 ID법, 이하 세이브법) 처리를 앞세워 연례적으로 이뤄져 온 국방수권법(NDAA) 표결을 지연시켰다.
이날 하원은 본회의에서 국방수권법을 처리하기 위한 절차 규칙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198명 대 반대 224명으로 부결됐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공화당 의원 14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상정된 절차 규칙안은 세이브 법안과 국방수권법을 병합해 하나의 패키지로 처리하는 내용이다.
세이브 법안은 유권자 등록 때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고 투표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에 계류 중이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처리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그동안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세이브 법안 통과를 촉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상·하원을 통과한 대규모 주택 공급 촉진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에 대해서도 세이브 법안 처리를 요구하며 서명을 보류했다.
이에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세이브 법안과 국방수권법을 병합하는 특별 입법 절차를 통해 두 법안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아 가결한 뒤 상원에 보내는 방안을 전날 발표했다.
그러나 애나 파울리나 루나(플로리다) 하원의원 등 당내 강경파는 상원이 세이브 법안을 떼내어 국방수권법만 처리할 수 있다며, 세이브 법안을 별도 법안으로 병합하는 대신 국방수권법 본문에 수정안 형태로 직접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공화당의 소수 강경파 의원이 존슨 의장의 국방수권법 처리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면서, 세이브 법안을 둘러싼 이번 갈등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어지는 공화당 내 분열상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방수권법은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다. 상·하원을 각각 통과하면 양원의 조율 과정을 거쳐 단일한 최종안을 만든 뒤 다시 양원에서 각각 표결을 거치며, 가결되면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발효된다.
하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4일 가결한 국방수권법에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한미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완료하는 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이 담겼다.
상원 군사위도 지난 11일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상원안에는 전작권 전환 절차에 예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과 함께 국방부 장관이 전작권 전환 이행 로드맵을 정기적으로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는 등 하원안과 일부 차이가 있다.
yu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