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162엔도 넘어…엔화 가치 40년 만에 최저(종합)
2024년 7월 저점 161.96엔 심리적 저항선 무너져…당국 개입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엔화 가치가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 약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시세는 162.28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시세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2024년 7월의 저점인 달러당 161.96엔을 하회하며 161.98엔까지 내려간 흐름을 이어받은 것이다.
이 같은 엔화 가치는 플라자 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39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심리적 저항선이 뚫리자 단숨에 엔화 매도세가 몰려 달러당 162엔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이처럼 하락한 것은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고용 회복이 이어지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시장 전망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게다가 일본 은행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더해져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엔/달러 환율이 더 상승한 것으로 풀이됐다.
1986년 12월의 당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8∼163엔 사이를 오갔는데, 플라자 합의로 엔/달러 환율이 급격히 조정되면서 이후 엔고 현상이 지속했다.
따라서 엔화 가치가 1986년 12월 당시의 수준까지 내려가면 차트상 참고 자료가 없으며, 어디까지 내려갈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상태'가 된다고 닛케이 등은 짚었다.
역사적인 엔화 약세 수준에 이르면서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를 매수하는 환율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도 확산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개입을 배제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오전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 흐름과 관련해 "필요에 따라 언제든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단호한 조치가 포함된다는 것은 저번 미일 재무상 온라인 회담에서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시세가 1달러당 161.93엔으로 하락하자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온라인 협의를 통해 외환 시장 동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엔화 약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다카이치 내각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환율 변동에도 강한 경제를 구축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 적절히 대응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1개월간 11조7천349억엔(약 112조원) 규모의 외환 시장 개입을 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던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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