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무상급식예산 3.5조원 삭감 방침…대상자도 20% 감축 검토(종합)
"예산 최소 15% 축소 목표"…재정부담·부패 논란 와중
출처불명 자금의 국부펀드 '다난타라' 투자도 허용 추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무상급식 사업 예산을 3조원 이상, 약 15% 줄이고 대상자도 20% 이상 감축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올해 무상급식 사업 예산을 40조 루피아(약3조4천600억원)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푸르바야 장관은 무상급식 사업 담당 부처인 국가영양청과 예산 효율성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국가영양청이 최종 예산 삭감액을 결정한 뒤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나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사업 예산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규모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본다"면서 삭감액이 40조 루피아에 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무상급식 수혜 대상자가 줄어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국가영양청은 이 사업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파악했다며, 올해 사업 예산 268조 루피아(약 23조1천억원)에서 최소 15%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두 소식통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이에 따른 삭감액은 약 40조 루피아에 달한다. 한 소식통은 축소 대상 예산이 최대 50조 루피아(약 4조3천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무상급식 대상자도 현재 약 6천250만 명에서 4천900만 명 수준으로 약 1천350만명(21.6%)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관련 검토가 진행 중이어서 실제 사업 축소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가 입수한 의회 제출용 자료에 따르면 국가영양청은 무상급식 수혜자의 사회경제적 기준을 강화해 대상자를 줄일 방침이다.
또 현재 전국 2만7천여곳인 급식소를 1만3천여곳 더 늘리는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
국가영양청은 이 같은 사업 축소 계획을 의회 위원회와 논의해왔으며, 향후 몇 주 안에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프로그램은 중앙집중성을 낮추는 시스템을 포함해 완전한 재설계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새로운 급식 시설을 짓는 대신 일본이나 중국처럼 학교에 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년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9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생과 아동·영유아·임신부 등 9천만명에게 하루 한 끼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며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이 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부담에다 작년부터 무상급식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사건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로 주말·공휴일과 방학 기간 급식이 일시 중단된 가운데, 이달 초 이 사업 책임자였던 다단 힌다야나 국가영양청장이 부패 혐의로 해임 및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또한 자국 국부펀드 다난타라에 대해 출처가 불분명한 불법 자금의 투자까지 허용하는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주 발표된 207쪽 분량의 금융 부문 법안에는 다난타라가 발행하는 채권의 매입 자금에 대해 민·형사상 조사나 세무조사로부터 보호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 다난타라 채권 관련 기록은 세액 산정이나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다난타라 투자 자금 출처를 보호하는 면책 내용은 일몰 조항이 없는 법률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출처 불명 자금을 다난타라에 유치하는 길을 터주려는 의도를 다난타라 관계자들도 알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프라보워 정부는 무상급식 사업 등에 따른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주요 사업의 자금 조달·실행을 점점 더 다난타라에 의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현 정부가 작년 상반기 출범시킨 다난타라가 관리하는 국가 자산 규모는 약 9천억 달러(약 1천385조원)에 이른다.
인도네시아의 자금세탁 전문가인 옌티 가르나시는 이런 조치로 인해 가상화폐, 금융시장 범죄, 탈세 등을 출처로 하는 자금이 제대로 된 감시 없이 국고로 유입될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부 장관은 이 같은 면책 조항은 다난타라 채권에 투자된 자금에만 적용되며, 해당 투자자의 다른 사업이나 자산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난타라 측도 "다난타라가 출처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자금을 유치하려 했다는 주장은 명백히 거짓이며,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이 기관의 근본적인 취지와도 상반된다"고 반발했다.
앞서 프라보워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은 2016∼2017년 사면 조치 등을 통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케이맨 제도·싱가포르·홍콩 등에 은닉돼 있던 약 4천억 달러(약 615조원) 규모의 자산 신고를 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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