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강진, 튀르키예·아이티 대지진과 유사형태"

입력 2026-06-26 04:03
"베네수엘라 강진, 튀르키예·아이티 대지진과 유사형태"

지각 수평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서 발생…"수도 카라카스에 직격탄"

진원의 깊이도 비교적 얕아…여진 따른 추가피해 우려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발생한 강진은 깊지 않은 지점에서 발생한 데다 충격파가 단층선을 따라 수도 카라카스 일대를 향하면서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지진은 24일 오후 6시 4분께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168㎞ 떨어진 몬탈반 인근에서 규모 7.2로 발생했다. 그로부터 39초 후 규모가 7.5로 더 큰 지진이 뒤따랐다.

지진 발생지점 인근은 지난 9월에도 규모 6.2와 규모 6.3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 110여명의 부상자가 나오기도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두 지진이 거의 같은 위치에서 연이어 발생할 경우를 '이중지진'(doublet)이라고 부른다.

세인트루이스대의 지진학자인 브랜든 비숍 박사는 "대부분 이중지진은 이번처럼 시간상으로 가깝게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몇시간에서 며칠 정도의 간격을 두고 발생하는 게 더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지진학자 스테판 힉스 박사는 "이번 지진은 약 50초간 이어진 하나의 지진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지진의 파괴력이 컸던 것은 진원의 깊이가 비교적 얕았던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이중지진의 진원 깊이는 각각 20km, 10km였다.

비숍 박사는 "두 지진 모두 비교적 깊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며 이는 지진파가 지표면까지 닿는 동안 위력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운동의 방식도 지진의 위력이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인구 밀집 지역으로 향하게 한 주된 배경이 됐다.

초기 분석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지각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Strike-slip Faults) 운동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대 태평양북서지진네트워크의 해럴드 토빈 소장은 "주향이동단층은 강력한 지진 흔들림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움직인 단층선을 따라 그 주변부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토빈 소장은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2010년 아이티 대지진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지진이라고 덧붙였다.

힉스 소장은 단층의 파열이 동쪽을 향하면서 수도 카라카스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언급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카라카스에서 북쪽으로 떨어진 라과이라주(州)로 1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유엔은 파악했다.

지진의 충격파가 단층선을 따라 동쪽 인구 밀집 지역으로 향하면서 이번 지진의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진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미 지질조사국은 지진 발생 지역 일대에서 향후 일주일간 규모 3∼5 수준의 수많은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토빈 소장은 "일반적으로 여진은 큰 지진 직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후 발생 빈도는 며칠, 몇주, 몇 년에 걸쳐 급격히 감소한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