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참여 팍스실리카, 'AI 물자수송' 플랫폼 추진…美, 770억원 지원

입력 2026-06-26 00:04
韓참여 팍스실리카, 'AI 물자수송' 플랫폼 추진…美, 770억원 지원

2차회의서 '팍스패스' 추진 발표…경제안보구역 확장·파운드리스쿨 출범

美국무차관 "디지털주권 아닌 혁신주권 돼야…韓과 협력 심화"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의 주도로 한국도 참여한 인공지능(AI) 공급망 협의체 '팍스 실리카'가 AI 산업의 핵심 물자를 운송하는 새 플랫폼을 추진한다.

제이컵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팍스 실리카 2차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팍스 실리카 AI 지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프로젝트의 첫 과제는 파나마 운하를 통한 AI 물자 운송에서 화물 검증, AI 기반 위험 평가, 신뢰 가능 화물에 대한 사전승인 신속통관을 포괄한 '팍스 패스'(Pax Pass) 도입이다.

미 국무부는 팍스 패스 플랫폼을 개발·배치하는 데 5천만달러(약 770억원)를 지원한다. 헬버그 차관은 "팍스 패스는 거래 과정의 마찰을 줄이고,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며, 신뢰 기반 무역을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는 세계의 핵심 물류 요충지로,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의 AI 공급망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게 팍스 실리카의 설립 취지기도 하다.

또 팍스 실리카 차원에서 기업가, 엔지니어, 첨단 제조업 지도자를 양성하는 '파운드리 스쿨'을 미 스탠퍼드대와 협력해 출범했다. 파운드리 스쿨은 팍스 실리카 참여국의 교육기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개발한다.

헬버그 차관은 "첨단 제조는 아직 독립된 학문 분야로 충분히 확립돼 있지는 않지만, 국가의 힘과 경제력에 이보다 중요한 분야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팍스 실리카는 투자 유치, 신뢰할 수 있는 제조 역량 확대, 혁신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설계된 '경제안보구역'을 첫 대상국인 필리핀에서 다른 참여국들로 확장할 계획이다.

헬버그 차관은 AI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생태계를 모두 국내에 두려는 '디지털 주권' 개념을 배격하고 '혁신 주권'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그는 "혁신 주권이란 연구자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고,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며, 노동자들이 번영"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기술의 최전선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협력·경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스 헤들리 국무부 사이버공간·디지털정책국 선임담당관도 지난 23일 '한국의 AI 분야 디지털 인프라 안보'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칩, 데이터, 모델, 인프라를 포함한 AI 스택 전체를 국내에 두려는 'AI 주권' 정책이 비효율과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헬버그 차관은 개회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반도체 생산, 기술 전문성,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국가 규모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라며 한국과의 "협력 심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팍스 실리카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영국, 호주, 인도 등이 참여해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아르헨티나, 독일, 네덜란드, 칠레, 코스타리카, 그리스, 카자흐스탄, 파나마, 유럽연합(EU)이 추가 서명해 옵서버 포함 30개 넘는 경제 주체가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랜도 부장관은 "팍스 실리카는 (AI) 기술과 우리 모두의 미래 성장을 신뢰할 수 있는 손에 맡겨 두기 위해 존재한다"고 밝힌 뒤 "우리의 결합 역량은 어떤 계획경제 국가도 홀로 따라올 수 없는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견제를 우회적으로 재차 강조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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