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우회통로' 된 중국 위안화…미 금융 영향력 흔들리나

입력 2026-06-25 10:40
'제재 우회통로' 된 중국 위안화…미 금융 영향력 흔들리나

CIPS·mBridge 등 위안화 결제망 확산…달러 중심 질서 도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중국이 구축한 위안화 기반 금융망이 미국의 금융 제재 영향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꼽힌다.

지난해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출을 통해 최대 43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산 원유 거래 과정에서 결제는 미국 달러 대신 위안화로 이뤄졌다.

이란은 이 자금을 이용해 중국산 자동차 부품과 태양광 패널을 포함해 군사적으로 전용이 가능한 물자도 확보하고 있다.

위안화 무역은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통해 처리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결제 시스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지난 2015년 출범한 위안화 기반 결제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이후 CIPS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7천900억 위안(약 179조 원)으로 지난해 평균인 6천800억 위안(약 154조 원)을 크게 웃돌았다.

러시아의 사례도 비슷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은 빠르게 위안화 중심으로 재편됐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현재 양국 무역의 90% 이상이 위안화와 루블화로 결제된다.

약 80%가 달러로 이뤄지는 전 세계 무역 금융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의 무역 금융 비중은 지난 5년간 세 배 증가해 올해 4월 기준 6%를 기록했다.

SWIFT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는 올해 들어 달러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무역 금융 통화가 됐다.

또한 중국은 지난 2021년 출범한 디지털 결제 플랫폼 'mBridge'의 사용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 위안화 등을 활용해 미국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중앙은행 간 직접 결제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 제재 영향력을 더욱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엄격한 자본 통제를 유지하는 한 위안화의 국제화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목표가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별도의 무역·금융권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연구원은 "위안화 기반 금융 시스템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쉽게 만든다"며 "미국 정보당국이 글로벌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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