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불기둥에 다시 상승세 키우는 코스피…9천피 탈환하나
개인 대거 '사자', 반도체주 대거 담아…한때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전문가들 "코스피 이익 모멘텀 유효"…외국인 순매도세 지속은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코스피가 25일 장중 반도체주 '불기둥'에 힘입어 급등, '9천피(코스피 9,000)' 탈환을 코앞에 뒀다.
개인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거 '쇼핑'에 나서며 지수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56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39.15포인트(4.00%) 오른 8,810.17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232.40포인트(2.74%) 오른 8,703.42로 출발해 한때 8,982.22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급등장에 한때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앞서 코스피는 이번 주 첫 거래일인 지난 22일 0.69% 상승한 뒤 이튿날인 23일 10% 가까이 폭락했지만, 전날(24일) 3%대 반등한 데 이어 이날도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폭등하면서 이날 지수를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현재 삼성전자는 3.82% 올라 35만원대를 나타내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7.36% 급등해 277만원선을 회복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면서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으나, 뉴욕증시 장 마감 후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호실적을 공개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은 414억6천만 달러(약 6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5.7% 증가했으며,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5.11달러로 월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20.7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정규장에서 0.3% 하락했던 마이크론은 시간 외 거래에서 15% 넘게 급등했다.
아울러 전날 장 마감 후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일정을 공개한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나스닥 상장은 내달 10일로 잠정 결정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SK하이닉스가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신규 유입된 자금으로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이밖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한 점도 코스피 투자 심리를 개선한 모습이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3.92% 내린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유가 상승세에 다른 나라보다 더욱 민감한 측면이 있다.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은 개인이다.
현재 개인과 기관이 각각 4천667억원, 8천163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1조2천976억원 매도 우위다.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 순매수액이 4천245억원으로 큰 상태다.
이는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액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들이 설정·환매 과정에서 기초 지수 구성 종목을 시장에서 사들이는데, 이 물량이 금융투자 매수로 집계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매수세는 주로 반도체주로 쏠리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현재 개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5천4억원 순매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 기업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 때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와 주변 AI(인공지능) 관련 종목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코스피가 강세장에서 10,5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개인의 ETF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는 점도 반도체주 주가를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국내 ETF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심의 집중형 ETF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어 이런 쏠림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ETF 수급 쏠림이 강화될수록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속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지수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4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부각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스탠스가 시장의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하면서 외국인의 코스피 자금 이탈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리밸런싱성 자금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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