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족단결법' 다음달 시행…역외 조항에 대만 촉각

입력 2026-06-24 20:37
중국 '민족단결법' 다음달 시행…역외 조항에 대만 촉각

中 "분리주의 방지"…역외 적용 정당성 강조

대만에선 '탄압 수단될수도' 우려도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소수민족의 중국어 사용을 우선시하고 민족 분열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중국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이 다음 달 시행을 앞둔 가운데, 현지 당국이 관련법 역외 적용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24일 중국 관영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후웨이리에 사법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의 역외 적용 조항에 대해 "주권 국가가 법에 따라 수행하는 정상적 입법 활동이며, 국제법 기본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돼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은 55개 소수민족을 포함한 모든 중국인의 공동체 의식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법 제63조는 중국 국경 밖의 조직이나 개인도 '민족단결과 발전을 훼손하거나 민족 분열을 선동하는 행위'를 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대만 내에서 이 법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의 통일 정책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겨냥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스(FT) 등 일부 외신은 소수 민족의 권리 축소와 정체성 강요라는 평가를 내놨다.

후 부부장은 매체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서방 언론이 민족단결진보촉진법 제63조를 왜곡해 '관할권 남용'이라고 폄훼하고 있으나, 이는 객관적이지 않고 법리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세계 각국은 입법을 통해 분리주의와 파괴 행위를 방지하고 사회 통합과 정상적인 질서를 유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외 적용 조항은 국외에서 이뤄지는 각종 민족 관련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인적 교류나 학술 토론, 경제·무역 협력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여전히 반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대만중앙통신은 대만 내 학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해당 법으로 대만인들이 법적·정치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훙푸차오 대만 둥하이대 중국대륙·지역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이 법이 시행되면 대만인들에 대한 입국 금지, 제재, 명단 공개에 따른 비난과 사업상의 압박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직업·투자·가족 문제 등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자주 오가는 대만인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학자·기자·시민단체·시사평론가 등까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는 이 매체에 "정치적 맥락에서는 대만 주권이나 신장·티베트 인권 문제도 모두 '민족단결 훼손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친독립 성향의 대만 시민단체 연합체 타이완 얼라이언스는 이날 성명에서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을 '국경을 초월한 탄압'으로 규정하며,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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