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가 AI 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세가지 방법

입력 2026-06-23 16:23
미 정부가 AI 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세가지 방법

법인세를 주식으로 납부, 투자지원 대가로 지분 이전, 공공펀드 신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크게 확장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AI 기업 지분을 정부가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에만 두 번이나 이 문제를 언급했다.

이달 초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선도적인 AI 기업들이 공공에 이익을 되돌려줘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 정부가 관련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들이 AI 기업들의 부를 공유함으로써 부자가 될 수 있다면서 AI 업계 경영진 12~15명과 곧 회의를 열어 '환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 주식으로 법인세 납세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AI 기업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중 첫째는 기업들이 법인세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납부하는 방법이다.

버몬트주 무소속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AI 기업 지분을 납세 제도를 활용해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기업들이 정부에 지분 50%를 내도록 하고 이사회에도 정부 관료를 참가시키자는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와 관련 "미국민은 AI의 악용을 막고 AI가 가져오는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견에 대해 일부 법대 교수들이 찬성하면서 논의는 이어지는 중이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로스쿨의 제레미 베어러-프렌드 교수는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면 정부 지출 없이도 정부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를 통해 경영권을 갖는 것에는 반대했다.

◇ 정부 지원 대가로 지분 확보

두 번째는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는 대가로 기업이 지분을 정부에 넘기는 방식이다.

인텔 방식이 모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의 신규 보통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입해 지분 9.9%를 확보했다. 주식 매입대금 89억달러는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승인된 보조금 79억달러 중 아직 지급되지 않은 57억달러와 국방부의 '보안 반도체 독립화'(Secure Enclave program)에 따라 배정된 32억달러에서 충당됐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추가로 지분 5%에 해당하는 주식을 주당 20달러에 사들일 수 있는 5년 만기 신주인수권(warrant)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 부문에는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데, 정부가 일정 부분 이를 감당하면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850억달러 유상증자를 하는 등 기술 대기업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는 이들은 인텔 방식이든, 세금 납부 방식이든 정부의 기업 지분 확보는 시장 왜곡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어번던스 연구소의 AI 담당 닐 칠슨은 "(정부가 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정부가 더 이상 공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투자 성과를 보장하는 데 더 집중하는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판이 선수로 뛰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가 본연의 임무보다는 자신들이 투자한 돈이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내도록 하는데 온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 공공펀드 설립

마지막 방안은 기업이 공공펀드를 설립해 이 수익금을 국민에게 배당금처럼 주는 형태다.

오픈AI는 지난 4월 AI 기업에 투자하고 그 수익은 시민들에게 배분하는 '공공 자산 기금'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앤트로픽도 AI 부문에 대한 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으로 국민들에게 '디지털 배당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구상은 미국 '알래스카 영구 기금'(Alaska Permanent Fund)과 유사하다. 이 기금은 알래스카 천연자원의 장기적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석유 기업들의 수익으로 만들어졌다.

이 기금은 주민들에게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며, 최근 몇 년간 알래스카주 예산 지원에도 기여했다. 지지자들은 이와 유사한 모델이 공공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 AI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럿거스대학교 조셉 블라시 교수는 "미국의 공공 인프라는 시민의 영역"이라면서 "일부 억만장자들이 마음대로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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