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노동자 추가근소세 재원…청년일자리 상생기금 조성"
한국노총·민주노총 국회서 정년연장 토론회…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 제언
노동계 "소득공백 예방 위해 65세 법정 정년연장 속히 이뤄져야"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법정 정년을 연장했을 때 발생하는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이 '일자리 상생기금' 조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23일 나왔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65세 법정 정년 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토론회'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토론회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정 교수는 "정년이 연장되면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에 청년이 취업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특히 공공부문과 대기업 등 청년 선호 일자리가 정년 연장으로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청년 세대 일자리를 확보할 방안을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으로 나눠 제안했다.
그는 정원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공공부문의 경우 정년이 연장된 직원 수만큼을 일시적으로 추가 정원으로 인정하면 공채 선발로 청년 채용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면, 정부가 일자리를 강제할 수 없는 민간 부문에 대해선 "정부의 청년 채용 지원금을 중소기업만이 아니라 대기업에도 확대해 청년 채용을 늘릴 수 있다"고 정 교수는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은 정부 일반회계와 사용자 부담에 더해 세대 상생 차원으로 정년이 연장되는 노동자들이 근로소득세를 추가로 부담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법정 정년을 연장하면 대기업과 공공부문 위주 15%에 해당하는 처우가 좋은 일자리 노동자들은 계속 일자리에 머무르게 되고, 그만큼 청년의 신규 취업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이어 "나머지 85%의 중소·영세기업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이직이 잦고 정년 연장의 영향이 적다"며 "15%의 양질의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을 부추기기보다 전체 일자리의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현행 만 60세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최대 만 65세)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최대 5년의 소득 공백(크레바스)을 예방할 수 있도록 속히 정년 연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소득 크레바스는 노인빈곤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대한민국의 민낯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라며 "정년연장은 이 크레바스를 메우는 가장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노동시장은 정해진 파이를 세대끼리 나눠 갖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며 "노사정이 해야 할 일은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누구나 오래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정년 도달 근로자의 퇴직 후 재고용이나 임금피크제가 논의되는 데 대해 "노동자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며 "정년 연장을 명분으로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사용자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년 연장 특별위원회는 정년 연장 방식을 논의 중이다. 특위는 당초 작년 내 정년 연장 입법을 공언했지만 6개월 늦췄고, 아직도 추진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정년 연장은 단순히 일하는 기간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연금 수급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줄이고 계속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는 제도적 과제"라며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과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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