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트럼프' 체코 정부,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 추진

입력 2026-06-22 17:42
'프라하의 트럼프' 체코 정부,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 추진

독립성 훼손 우려…"공영 언론에서 손 떼라" 수천명 거리로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체코에서 공영방송 수신료를 폐지하고, 국가 예산으로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방안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체코 공영방송사인 체코TV·라디오 건물 앞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집결해 공영 방송 재정 개편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억만장자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이끄는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체코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수신료 납부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공영 방송의 주요 재원인 수신료 제도를 폐지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정부는 대신에 앞으로는 국가 예산에서 공영방송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조치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공영 언론에서 손을 떼라', '자유 사회에는 자유 언론이 필요하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며 수신료 폐지안 철회와 개편안을 주도한 오토 클렘피르 문화 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정부 개편안이 시행되면 전임 체코 정부가 지난해 단행한 수신료 인상 효과 역시 물거품이 되며 공영방송 예산은 사실상 현행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TV 사장은 이에 따라 전체 직원 2천900명 가운데 최대 500명을 감원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체코TV와 라디오 직원들은 정부의 수신료 폐지에 반대해 22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작년 12월 총리직에 4년 만에 복귀한 바비시 총리는 그동안 공영 방송과 민영 독립 언론이 편향돼 있다고 지적하며 비판해 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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