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美 안보 역할 축소는 한국에 기회…K-방산 급성장"

입력 2026-06-21 05:21
폴리티코 "美 안보 역할 축소는 한국에 기회…K-방산 급성장"

"韓, 美 이어 나토 2위 수출국…빠른 납품·가격 경쟁력 등 장점"

우크라·이란戰 수혜도…日 수출확대·유럽 자체 방산 강화는 변수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이 세계 안보를 책임지는 역할에서 한발 물러서고 동맹국들에 방위 부담 확대를 요구하면서 한국 방위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축소하며 유럽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주요 무기 거래국으로 부상할 길을 열어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96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이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이른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한국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 주도로 방위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외국 무기의 생산 라이선스를 본격적으로 취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은 세계 9위의 무기 수출국이 됐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무기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4대 방산 기업인 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해 예상 총매출은 370억 달러로, 2021년의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에 대한 최대 무기 공급국인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공급국으로 올라섰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고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불신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관세 부과와 동맹국을 향한 거친 발언 등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회원국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전 등 두 차례의 대규모 전쟁으로 인해 무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 모든 상황이 세계 무기 시장에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를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우크라 전쟁이 시작된 뒤 "한국은 불안에 떨던 동유럽 정부들에 신뢰할 수 있는 대체 공급처로 부상했다"며 폴란드의 경우 137억 달러 규모의 무기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의 최대 고객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전을 거치면서 한국산 무기가 성능 측면에서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폴리티코는 한국 방위산업의 강점으로 빠른 납품과 가격 경쟁력,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에 대한 열린 태도를 꼽았다. 아울러 한국산 무기 수입이 수입국 입장에서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은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많은 유럽인은 트럼프 행정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적대국에서 무기를 구매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의 경우 가자 전쟁으로 평판이 실추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럽 각국이 자체 방위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고 일본도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한국 방위산업의 경쟁 환경도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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