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체포영장' ICC 검사장, '성비위'로 내달 해임투표
'부하 직원에 수차례 성관계 강요' 결론에 직무정지 상태
주변엔 "이스라엘 공작에 당해" 주장…조사단 "직속 부하직원과 부당한 성관계 입증"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직속 부하 직원에게 부당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는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의 해임 여부가 내달 전체 회원국 투표에서 결정된다.
영국 변호사 출신인 칸 검사장은 ICC의 얼굴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재직 기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받아낸 '강골 검사'로 주목받은 바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칸 검사장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125개 ICC 회원국 투표가 오는 7월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다.
125개 회원국이 비밀투표를 진행하고, 63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해임된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투표를 앞두고 칸 검사장의 성 비위 혐의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전체 회원국에 회람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는 ICC와 분리된 유엔 내부감사국(OIOS)이 맡아 진행했다.
조사 보고서는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칸 검사장이 직속 부하 직원인 피해자를 상대로 수개월에 걸쳐 주거지, 해외 출장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 본부 집무실 등에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칸 검사장이 피해 직원과 성관계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거로 입증됐다면서 '권력 불균형' 맥락을 고려할 때 이런 성관계는 결코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칸 검사장 측은 부하 직원과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포함해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조사 보고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이번 결정은 불법적이고, 절차적으로 불공정하고 증거로 뒷받침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칸 검사장 측은 한 동료에게 자신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진 시점이 네타냐후 총리 체포영장 청구 발표 직전인 2024년 4월이었다면서 피해자의 의혹 제기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공작의 일환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칸 검사장 측은 공개적으로는 이런 주장을 펴지는 않았다.
칸 검사장은 성 비위 의혹이 커지자 작년 5월부터 휴직 중이다. ICC는 해임 표결에 앞서 지난달 그에게 우선 직무정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칸 검사장은 2021년 취임 이후 주요 국제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지구 전쟁 발발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ICC는 전쟁범죄 혐의로 두 사람 모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나치를 심판한 뉘른베르크 재판소에서 이어진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등 국제사회에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설립된 상설 국제 사법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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