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엔터테크 '공진화' 선언…AI 시대 협력 청사진 제시
롯데홀딩스·이스트소프트·고삼석 교수, 한일 협력 논의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한국과 일본이 인공지능(AI) 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경쟁'이 아닌 '공진화(共進化)'로 협력해야 한다는 청사진이 일본의 한 온천 마을에서 제시됐다.
K-엔터테크 허브는 지난 12일 일본 나가노현 노자와온천에서 열린 '아스티다(ASTEEDA) 이그제큐티브 살롱 2026'에서 'AI 시대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변화와 한일 공진화' 세션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세션에는 다마츠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이자 K-엔터테크포럼 상임의장인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 정상원 이스트소프트[047560]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한일 양국의 경쟁력이 상이하게 분포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도체 등 하드웨어 분야와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기반 모델 영역에서는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한 한편, 일본은 응용·서비스 단계에서 강점을 보이며 산업 구조가 차별화돼 있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이 같은 비대칭 구조를 오히려 협력의 접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고삼석 위원은 이를 두고 '공진화론'을 제시하며 "제로섬 관계를 '플러스섬' 관계로 전환하고, 약탈적 공진화가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가 함께 이익을 얻는 이타적 공진화로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경쟁력 측면에서도 양국 간 보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은 K-팝, 드라마, 게임 등에서, 일본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분야에서 각각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 경쟁력은 공통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고 위원은 "강점뿐 아니라 약점 영역에서도 협력이 이뤄질 때 양국 콘텐츠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며 "정부 지원 아래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시적으로 연결되는 한일 엔터테크 오픈이노베이션 트랙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스티다와 같은 민간 행사가 정례 협력 채널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사례도 공유됐다. 정상원 대표는 가입자 46만명, 해외 비중 90% 이상을 기록 중인 AI 휴먼·AI 더빙 플랫폼 '페르소.ai'를 소개했으며, 다마츠카 사장은 '원 롯데' 전략을 기반으로 IP·호텔·메타버스·스포츠를 아우르는 한일 협력 자산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션 외에도 한국 AI·소프트웨어 기업 7개사가 부스를 마련해 일본 기업 경영진과 1대1 상담을 진행했다.
한편, 이번 '아스티다 이그제큐티브 살롱 2026' 글로벌 트랙은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행사를 주최한 류큐 아스티다는 일본 프로탁구 T리그 구단으로, 2021년 도쿄증권거래소 프로마켓에 상장한 일본 최초의 상장 프로스포츠 구단이다.
K-엔터테크 허브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술, 스트리밍, AI, 메타버스 등 생태계 전반의 전문가들을 위한 심층 분석, 산업 보고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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